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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외압 진술 정면 충돌”…이시원 전 비서관, 해병특검 세번째 피의자 소환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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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수사외압과 기록은폐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다시 충돌했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이 전 비서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을 받아 취재진의 집중 질문에도 짧게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초동 조사 기록을 넘긴 직후, 이시원 전 비서관이 국방부 실무진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기록 회수에 관여한 정황을 중점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실제로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한 사실도 포착됐다.

이와 관련, 이 전 비서관은 앞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채상병 사망 초동 조사 기록을 회수해달라고 요청해 협조했다”고 기존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진술과 타 증거, 관계자 진술 간 정합성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

 

이시원 전 비서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외에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이미 두 차례 조사받았다. 이번이 세번째 조사로, 특검팀은 수사외압 전모와 은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최근 송창진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2부장 국회 위증 혐의와 관련, 이대환 수사3부장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송 전 부장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관련 ‘구명 로비’ 대상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지난해 국회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한 혐의로 고발됐다. 송 전 부장은 공수처 임용에 앞서 해당 대표의 변호인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공수처가 지난해 8월 채상병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후 뚜렷한 성과 없이 시간이 경과한 배경, 지연 원인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관련 수사가 대통령실, 국방부, 공수처 등 권력기관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며 정국 긴장의 불씨가 재점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확보된 진술·증거 분석과 추가 소환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며, 향후 특별검사 수사 결과에 정치적 파장도 커질 전망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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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원#해병특검#채상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