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리더십 전면 교체”…애플(Apple), 수브라마냐 선임으로 경쟁력 강화 승부수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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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일, 미국(USA) 캘리포니아에서 애플(Apple)의 인공지능(AI) 전략과 관련해 중대한 인사 변화가 발표됐다. 애플은 AI 부문을 총괄해 온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 부사장의 퇴진과 함께 아마르 수브라마냐를 후임 책임자로 선임하며 조직 개편에 돌입했다. 글로벌 빅테크 간 생성형 AI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리더십 교체가 애플의 AI 경쟁력 회복을 노린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CNBC 등 미국(USA) 주요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1일 지아난드레아 수석 부사장의 퇴임을 공식화하고 수브라마냐를 AI 담당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수브라마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에게 직접 보고하는 라인에 배치되며, 기초 모델과 연구, AI 안전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을 이끌 예정이다. 애플은 수브라마냐 산하에 기초 모델, 연구, AI 안전 관련 팀을 집중 배치하고, 기존에 지아난드레아 직속으로 운영되던 다른 팀 상당수를 사비 칸 최고운영책임자(COO) 산하로 이동시키는 등 구조 개편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AI 총괄 교체…존 지아난드레아 퇴진·아마르 수브라마냐 선임
애플, AI 총괄 교체…존 지아난드레아 퇴진·아마르 수브라마냐 선임

이번 인사 변화의 배경에는 애플의 AI 전략에 대한 시장의 비판과 경쟁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 지아난드레아는 구글(Google) 출신 AI 전문가로 2018년 애플에 합류해 음성 비서 ‘시리(Siri)’를 포함한 전사적 AI 전략을 총괄해 왔다. 애플은 시리를 개인 맞춤형 AI로 고도화해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지만, 실제 출시 시점은 여러 차례 늦춰졌고 구체적 성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CNBC는 생성형 AI 주도권 경쟁에서 애플이 미국(USA)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구글, 오픈AI(OpenAI) 등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확산된 점을 이번 책임자 교체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수브라마냐의 이력도 주목된다. 그는 구글의 AI 조직인 딥마인드(DeepMind)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AI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생성형 AI, 기초 모델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애플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수브라마냐가 기초 모델과 안전성 확보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AI 전략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이 기초 모델과 AI 안전 조직을 수브라마냐 산하로 집중시키는 동시에 나머지 AI 관련 기능을 COO 산하로 분산시키는 구조는 연구·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공개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이후 이뤄진 가장 두드러진 조직 개편으로 평가된다. CNBC는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애플의 AI 전략이 경쟁사에 비해 공격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생성형 AI 기능을 검색, 클라우드, 생산성 소프트웨어 전반에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애플은 기기 내 온디바이스 AI와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속도보다 안정성을 우선해 왔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접근이 장기적으로는 강점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AI 후발 주자’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이번 인사에 대한 국제 금융·기술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USA)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AI 리더십 교체를 “전략 방향 조정의 신호”로 보고 향후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 확대, 시리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강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CNN과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는 애플이 하드웨어 중심 기업에서 서비스·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AI 리더십 재정비가 불가피한 수순이었다고 해석했다. 반면 일부 평론가들은 리더 교체만으로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투자와 인수·제휴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애플의 AI 전략 변화는 글로벌 기술 경쟁 구도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애플이 기초 모델 개발과 AI 안전에 조직 역량을 집중할 경우, 미국(USA) 내 다른 빅테크 기업과의 인재 영입 경쟁과 연구 협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럽(EU)과 일본(Japan), 한국(ROK) 등 규제 당국이 AI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 규범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애플이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전면에 내세운 AI 전략을 구체화할 경우 규제 환경 변화에도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아난드레아는 내년 봄 공식 은퇴 시점까지 애플 고문 자격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수브라마냐 체제로의 전환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양측의 공존 체제가 유지되면서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 등 핵심 서비스의 기술 이전과 전략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올해와 내년 예정된 신제품과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서 어떤 형태로 AI 기능을 강화할지에 따라 글로벌 AI 경쟁 구도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제사회와 시장은 애플의 이번 AI 리더십 개편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뒤집을 전환점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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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존지아난드레아#아마르수브라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