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이스피싱과 전면전”…윤창렬 국무조정실장, 24시간 통합대응·이통사·금융사 책임 강화
보이스피싱을 둘러싼 범죄와의 전면전이 본격화됐다. 28일 정부가 발표한 종합대책에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을 축으로 한 강도 높은 대응책이 총망라됐다. 최근 급증하는 ‘지능형 전화금융사기’에 밀려 국민적 불안이 커진 가운데, 이동통신사·금융기관의 책임 강화와 24시간 365일 체제 통합 대응이 핵심 축으로 부상한다. 경찰청은 이와 맞물려 내달부터 5개월 특단의 단속을 강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정부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앞으로는 보이스피싱이 접수되면 경찰·금융기관·통신사가 동시에 가동돼, 신속한 전화번호 차단과 계좌 지급 정지가 즉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윤창렬 실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책은 예방 중심 통합 거버넌스 개편, 선제대응, 피해 배상 책임 및 처벌 강화가 골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합대응단 신설이다. 기존 43명이던 신고대응센터를 137명으로 대폭 증강, 24시간 실시간 대응 체계를 안착시킨다. 단장직은 경찰청 치안감급 인사가 맡는다. 아울러 신고 즉시 10분 이내 범죄 전화번호 차단, 번호이동 시스템의 즉각적 업데이트로 신속한 조치를 약속했다. 경찰청 역시 내달부터 내년 1월까지 5개월 특별단속 체제로 전환하고 전국 단위 전담 수사인력을 400여명 증원, 5대 시·도경찰청에 피싱범죄 대응 전담팀 신설에 돌입한다.
동시에 이동통신사와 금융기관의 관리·배상 책임도 대폭 끌어올린다. 앞으로 이통사는 외국인 가입자 급증 등 이상징후 기준을 마련해 실시간 모니터링해야 하고, 이상 감지 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관리 의무 소홀로 대량 불법 개통 발생 시에는 등록 취소, 영업 정지 등 엄정한 행정처분이 예고됐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과 알뜰폰사 난립 구조 개선도 병행하기로 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영세 알뜰폰사의 대포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진입 요건 강화 입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금융회사에 일정 부분 피해액 배상 책임을 부과할 제도개선을 예고하며, 영국·싱가포르처럼 무과실 책임 인정 해외 사례를 참고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사회적 위험에 대해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관들의 책임 강화를 정부가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구체적 배상 방안은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신기술을 접목한 범죄 대응도 포함됐다. 보이스피싱 AI(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통신·수사 정보를 통합, 범죄 패턴 및 의심 계좌를 사전에 탐지하고 피해 발생 전 계좌 정지와 조기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제조사와 이통사는 향후 AI탐지 기능이 기본 내장된 단말기 출시 확대까지 연결지을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대포폰 유통 차단을 위해 외국인 휴대전화 개통은 1회선으로 제한하고, 본인 확인 시 안면인식까지 추가한다. 또, 해외 체류 보이스피싱 총책 검거와 피해금 환수에 법무부·경찰청 등 범정부 협업 체계를 강화한다. 아울러 악성앱 3중 차단, 금융회사 전담인력 의무화,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 확대, 사법 협조자에 대한 형벌 감면, 사기죄 처벌 수위 상향 등 제도적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강력한 근절 대책에 반색하면서도, 이통사·금융사의 책임 확대에 따른 실효성과 현장 수용성, 소비자 보호 방안이 충실히 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사각지대 해소와 신속한 피해구제가 관건”이라면서 각 주체별 책임 분담 구조가 사실상 완화효과로 이어지려면 현장 중심의 시행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향후 관련 법령 개정과 특단의 감독 강화, 인공지능 플랫폼 시범 운영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원적으로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윤창렬 실장은 “정부는 반드시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신고와 경각심을 당부했다. 정치권은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둘러싸고 제도와 책임, 기술 해법 등 여러 층위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