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편입 기대 종목에 외국인 매수 집중…이수페타시스·에이비엘바이오 부각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내년 2월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MSCI 한국 지수 정기 리뷰를 앞두고 편입 기대 종목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지수 편입이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과 직결되는 만큼, 관련 종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베타 전략보다 알파 전략 선호가 강해진 환경에서 MSCI 편입 후보군이 주요 투자 아이디어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나증권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MSCI는 지난 5일 현지시간 11월 정기 리뷰에서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을 MSCI 한국 지수에 새로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MSCI는 전체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분기별로 지수 구성 종목을 조정하고 있으며, 이번 리뷰에서도 시가총액 확대를 이룬 종목들이 새로 편입 대상에 올랐다.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시가총액 확대를 이끈 핵심 동력은 외국인 매수였다. 에이피알의 경우 MSCI 11월 리뷰 발표 직전인 8∼10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1,87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뚜렷한 매수 우위를 보였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497억 원에 이르며 지수 편입 기대감을 키웠다.
비슷한 패턴은 지난 8월 MSCI 정기 리뷰 때도 관측됐다. 당시 LIG넥스원과 두산, 효성중공업 등은 4월 중순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띄게 강화됐고, 리뷰 발표 직전까지 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MSCI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고, 시가총액이 확대되면서 실제 편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 같은 전례 속에서 내년 2월 예정된 MSCI 한국 지수 정기 리뷰를 앞두고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종목에 시장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수페타시스와 에이비엘바이오, 키움증권 등이 MSCI 한국 지수 신규 편입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수급을 보면 후보 종목 간 온도 차도 뚜렷하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이수페타시스를 1,960억 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에이비엘바이오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413억 원을 기록하며 수급 개선이 이어졌다. 반면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14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편입 기대 종목 가운데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지수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이 MSCI 편입 전략을 부각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경기와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베타 전략보다, 특정 이벤트를 활용한 알파 전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MSCI 지수 편출·편입은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재편과 맞물려 단기 수급과 주가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요소로 인식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MSCI 편출·편입 후보군을 활용한 투자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2월 MSCI 한국 지수 신규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이수페타시스와 에이비엘바이오를 꼽으면서 두 종목이 각각 약 14퍼센트, 13퍼센트 이상의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편입이 확정될 경우 글로벌 인덱스 연계 자금의 유입으로 단기 수급 개선이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편입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시점까지는 아직 약 4개월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수급과 실적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연구원은 후보 종목들의 외국인 수급 추이와 펀더멘털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이 필수적이라며 이벤트 의존적 접근보다는 기업 가치와 실적 모멘텀을 함께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변화가 내년 국내 증시 수급 환경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인덱스 리밸런싱 일정과 기업 실적 발표, 대외 변수 등 주요 이벤트가 지수 편입 기대 종목들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