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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희귀 알라질증후군 첫 급여"...GC녹십자, 치료 접근성 전환점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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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즙정체성 소아 희귀간질환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처음 적용되면서 정밀의학 기반 희귀질환 케어의 지형이 바뀌는 분위기다. GC녹십자가 개발한 알라질증후군 치료제 리브말리액이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그동안 간이식에 의존하던 국내 소아 환자 치료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희귀질환 약제 보장성 확대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알라질증후군 치료제 리브말리액이 1일부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고 2일 밝혔다. 급여 등재로 리브말리액은 국내에서 알라질증후군 적응증에 보험이 적용되는 첫 약제가 됐다. 희귀 소아 간질환 치료에 실질적 선택지가 없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제약업계에서는 보건당국이 임상 근거와 사회경제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 급여 범위를 넓힌 사례로 보고 있다.

리브말리액은 담즙산 재흡수 억제제 계열 파이프라인이다. 소장에서 담즙산이 다시 흡수되는 경로를 차단해 혈중 담즙산 농도를 떨어뜨리는 기전이다. 알라질증후군은 담도 형성 이상으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잘 배출되지 않는 담즙정체가 특징인데, 이때 혈중에 쌓인 담즙산이 극심한 소양증과 간 손상을 일으킨다. 리브말리액은 이 담즙산 순환 고리를 끊어 가려움과 간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GC녹십자는 리브말리액의 임상시험군과 외부 자연사 코호트인 GALA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리브말리액 투여군에서 간이식 또는 사망과 같은 중대한 사건 발생 위험이 비교군 대비 약 70퍼센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군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희귀질환 특성상 자연사 코호트 활용은 국제 학계에서 통용되는 방법으로, 회사 측은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예후 개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설명한다.

 

알라질증후군은 소아기에 발병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만성 간질환과 성장 장애를 동반한다. 극심한 소양증은 수면 장애와 정서 문제로 이어지고 장기간 영양상태가 악화되면서 발달 지연도 빈번하다. 질환이 진행되면 간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져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 옵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과 이후 면역억제제 사용에 따른 위험, 평생 관리 부담까지 고려하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아가는 돌봄과 경제적 부담은 상당하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는 알라질증후군의 질병 부담을 강조했다. 그는 알라질증후군이 소아기에 발병해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장기간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까지는 증상이 악화되면 간이식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지만, 리브말리액으로 혈중 담즙산 농도를 조절하면 일부 환자에서 간이식 시점을 늦추거나 피할 여지도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료 현장 입장에서는 이식 전 질병 관리의 새로운 전략이 열린 셈이다.

 

리브말리액은 국내 허가 이후 공익 차원에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무상지원 프로그램으로 먼저 공급됐다. GC녹십자 SC본부 박진영 본부장은 알라질증후군 환자 중 소양증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 무상지원이 일종의 브리지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경제적 장벽이 크게 낮아지면서, 더 많은 환자가 표준 치료 옵션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는 담즙산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기전의 희귀 간질환 표적 치료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아 담즙정체 질환을 대상으로 한 혁신신약들이 잇따라 허가를 받으면서, 기존 간이식 중심에서 약물 기반 장기 관리 모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국내에서도 이번 급여 등재를 계기로 희귀 소아 간질환 데이터 축적과 후속 치료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보험급여 관점에서는 재정 부담과 환자 효용 간 균형이 관건이다. 희귀질환 약제는 환자 수가 적은 대신 1인당 치료 비용이 높아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럼에도 간이식과 수술 후 합병증, 장기 입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질병 진행을 늦추는 약제에 투자하는 편이 사회 전체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성과 기반 지불 모델 등 다양한 지불제도 실험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소아 희귀질환에서의 보험급여 확대가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정책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브말리액과 같은 표적 치료제가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장기 추적 데이터가 비용 효율성 평가와 어떻게 연결될지가 향후 제도 설계의 변수다. 산업계는 이번 리브말리액 급여 등재가 실사용 근거를 축적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면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과 보장성 확대 논의가 어떤 속도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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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리브말리액#알라질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