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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의혹 특검하자, 우리가 추천"…이준석 제안에 국민의힘 "적극 환영"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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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제3지대와 제1야당 출신 인사가 특검 카드로 맞붙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여야를 겨냥한 특별검사 도입을 제안했고, 국민의힘이 곧바로 환영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국의 새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치인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스스로 직을 내려놓은 건 의혹이 실재한다는 방증으로 이해한다"며 "양당 모두 이 사안에서 자유로운 제3자의 검증을 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 대표는 기존 수사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민중기 특검은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주당 의혹을 빼고 수사했기에 신규 특검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특검이 여야 의혹을 포괄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만큼, 완전히 새로운 특검 구성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특검 규모와 방식에 대해서도 기존 여야 합의 특검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파견검사로 120명 이상을 명시해 설계한 '3대 특검'과 달리, 우리 당은 딱 15명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목적에 맞게만 운영하면 혈세를 아끼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이며, 소규모 정예 수사 인력으로 효율적인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절차도 언급했다. 그는 "우선 특검법안 발의를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에서도 동의한다면 같이 서명해서 발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1야당 출신 제3지대 정당 대표가 원내 제1여당과의 연대를 직접 언급한 만큼, 향후 국회 내 특검 공조 구도가 새 변수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호응했다. 이준석 대표 발언 약 두 시간 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오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했다.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과 함께 명확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발본색원을 특검으로 이뤄내 보자"고 적어, 이 대표 제안에 화답했다.

 

특검 추천 방식에서도 이 대표는 주도권을 자임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의혹 특검을 언급하며 "우리가 추천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개혁신당이 특검 추천권을 쥐고 여야를 동시에 겨냥하는 정치적 구도를 그리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여야를 비판해 온 제3지대 정당이 특검 구성을 주도할 경우, 향후 수사 범위와 정치적 부담을 놓고 추가 공방이 예상된다.

 

다만 특검 도입을 위해서는 국회 입법 절차라는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원칙적 동의를 밝힌 상태지만, 특검법 세부 내용과 수사 대상 범위, 특검 추천 주체를 둘러싼 협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반응과 참여 여부도 관건이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된 여야 인사가 모두 거론되는 만큼, 어느 한쪽에 유리한 설계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일교 의혹 특검이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준석 대표는 여야 동시 압박을 노리며 제3지대 존재감을 키우려 하고, 국민의힘은 특검 동의를 통해 대형 비리 의혹에 적극 대응하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야권 일각에서는 기존 특검과 수사기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특검이 정치적 소모전을 키울 수 있다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앞으로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특검 도입을 둘러싸고 법안 발의와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검 규모, 추천 방식, 수사 범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와 제3지대 정당이 어떤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 속에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국회는 향후 특검 논의 추이를 보며 통일교 의혹 전반에 대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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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송언석#통일교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