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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도 IP 마케팅 무대”…넥슨, 강남에 ‘메이플 아지트’ 상설 개장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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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기반 게임 마케팅이 오프라인 플래그십 모델을 통해 산업 내 새로운 접점을 만들고 있다. 넥슨이 서울 강남역 인근 1층 대로변에 연 ‘메이플 아지트’는 자사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브랜드를 내세운 상설 PC방 형태의 플래그십 공간이다. 17일 공개된 메이플 아지트는 200평, 177석 규모로, 위치와 시설 모두 게임사 자체 운영 PC방으로서는 이례적 스케일이다. 임대료만 월 7000만원대로 추정되는 이 자리에 넥슨은 ‘게임을 넘어선 커뮤니티 확장’이라는 전략 의지를 담았다. 업계는 이 실험적 시도가 오프라인 접점 강화 경쟁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메이플 아지트는 개별 좌석마다 ‘메이플스토리’ 굿즈와 특화 디자인을 적용했다. 내부에는 전용 MD 상품 매장을 별도 마련해 키보드, 키캡, 게이밍체어 등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현장 한정 판매한다. 식음료 역시 게임 콘텐츠를 접목해, 슬라임 청포도에이드 등 ‘메이플’ 테마 메뉴를 선보였다. 기존 PC방과 달리 팀룸·프리미엄룸 등 공간 자체 차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좌석 사양도 최고급 게이밍 기기와 4K OLED 모니터로 구성, 이용 경험 차별화에 집중했다.

이번 플래그십 공간은 직접적인 수익보다 이용자 체험과 IP 팬덤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기존 PC방 시장은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높은 구조로, 단순 수익성만으로는 운영 의미가 크지 않다. 넥슨 관계자는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게임 팬덤이 물리적으로 모여 소통하는 진짜 ‘아지트’가 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넥슨은 크리에이터 참여 프로그램과 사회공헌을 결합했다. 11월 2일까지 크리에이터들이 ‘아르바이트생’으로 현장 운영에 참여하고, 이용자 티켓 및 식음료 매출, 라이브 방송 조회수 기반 금액을 소아 케어센터에 기부한다. 이는 단순 체험 공간을 넘어 게임 팬·크리에이터·기업·사회적 가치 연계라는 새 모델 시도다.

 

글로벌 게임업체들은 최근 줄지어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체험관 운영에 나서고 있다. 닌텐도·소니 등 일본·북미 업체에 비해 국내 게임사는 적극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메이플 아지트는 선제적 확장 방식을 실험하는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게이머의 오프라인 커뮤니티 수요와 IP 활용 가치 확장이 맞물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공 영역의 규제나 지원은 제한적이나, 게임산업 진흥정책에서는 팬덤 기반 오프라인 공간의 산업적 가치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성도 제기된다. 온라인 중심의 게임 커뮤니티가 오프라인 팬층 결집으로 확장될 때, 시장·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게임 학계 관계자는 “IP 기반 커뮤니티 공간이 게임 산업의 서비스–마케팅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한다며, 산업계 실험이 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메이플 아지트’가 지속적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브랜드 충성도 확장에 성공할지 주시하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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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메이플스토리#메이플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