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국정조사, 책임 공방 격돌”…김영환 충북지사 ‘불기소’ 논란 재점화
재난 대응 실패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권의 긴장감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조사 개시로 다시 고조되고 있다. 2년여 전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둘러싼 진상 규명 요구가 급물살을 타면서, 김영환 충북지사 등 핵심 인사들의 책임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미진했던 검찰 수사와 정부 기관들의 부실 대응, 정책 미비점 모두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일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국정조사 일정 및 절차를 최종 조율한 뒤, 25일까지 국무조정실과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북도, 청주시, 금호건설, 일진건설산업을 포함한 13개 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보고·청문회·현장 조사에 돌입한다. 조사의 핵심은 2023년 7월 15일 참사 발생 원인과 그 전후의 재난 컨트롤타워 작동 여부, 그리고 관련 기관장들의 책임을 따지는 데 있다.

정치권과 유족 측은 검찰 수사가 미호강 부실 임시제방에만 집중하면서 지하차도 통제 및 재난 대응 과정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고 강하게 지적해 왔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검찰로부터 유일하게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 역시 논쟁거리다. 검찰은 김 지사가 대응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나, 유족들은 참사 전날 집중호우에도 서울 출장을 택한 배경과 참사 당일 보고 체계의 미작동 등은 아직도 해명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지하차도 통제를 담당한 직원들의 비상근무 소홀, 통제 기준 미준수, 기본 업무 숙지 부족 등 재난 대응 체계 전반의 실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정조사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의 참사 전후 행적, 충북도 차원의 재난 관리 시스템, 그리고 김 지사를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검찰 수사 적정성까지 집중적으로 점검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이미 지난 2월 대전고등검찰청에 항고장을 제출한 바 있으며, 대전고검은 재수사 여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다 정치권의 국정조사 추진 분위기와 마주했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청주 흥덕)은 “재난 안전대책본부장은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지휘·감독할 의무가 있다”며 “참사 당일 충북도의 재난 대응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당시 지휘권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행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 기간 중 행정안전위원회로 상임위를 변경해 질의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이성구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주시장은 기소되고 충북지사는 기소되지 않은 상황이 국민 법 감정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대전고검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 행복청, 금강유역환경청 등 제방 관리 부실도 조사 대상이다. 시공사들이 무단 제방 절개와 부실 임시제방 축조를 진행한 데다, 각 기관이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전 행복청장, 시공사 대표 등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시민재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정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시장은 당시 하천 유지·관리 책임이 환경부에 있었다며 지자체 책임론을 부정했고, 이 전 청장도 점용 허가자에게 실질적 관리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각 기관장들이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양상이다.
국조위원들은 이 시장 등 관계자들에게 하천 시설물 점검 부실과 관리 책임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또한 법적 책임 소지 및 필요에 따라 당시 환경부 장관 출석까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정조사 대상 13개 기관에 이미 대량의 자료 제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충북도에는 비상근무 현황, 유족 지원사항 등 132개 항목에 대한 요청이 몰리며 관계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참사로 미호강 제방 붕괴 후 잠긴 지하차도에서 14명이 숨졌으며, 충북도·청주시·금강유역환경청 공무원, 경찰관 등 4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일부 공사·소방 관계자 4명은 이미 형이 확정됐다.
국회는 오는 25일까지 심층 조사를 이어가며 책임 규명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정치권은 김영환 지사의 불기소 등 논란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으며, 여야 지도부와 유족 모두 진실 규명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추가 재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