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붕괴된 집, 감춰진 죽음”…고통의 가족들 절망 너머→밤마다 더 짙어지는 진실의 그림자
집이 더는 안식처가 되지 못하는 어느 저녁, 오현서 가족이 얼굴 위로 걷잡지 못할 공포가 드리운다. 무너진 천장 아래에 웅크린 아이들과 매일 밤불안과 싸우는 오현서 씨, 그리고 세상이 남긴 상처에 침묵할 수밖에 없던 손경상 가족. MBC ‘실화탐사대’는 차가운 현실의 균열을 견디는 가족들의 용기와, 끝을 알 수 없는 비극으로 반복되는 세상의 그림자를 응시했다.
4년 전, 평범한 일상의 습관으로 가득하던 아파트 1층 집. 하지만 보이지 않던 틈이 점점 벌어지더니, 어느 날 거실 천장이 한순간에 내려앉았다. 오현서 씨의 세 아이는 악취와 곰팡이가 가득 찬 방을 더는 밟지 못한다. 한번 금이 간 집안엔 조명이 기어이 떨어지고 바닥엔 벌레와 흔적들이 엉켜 있다. 오현서 씨 가족은 스며드는 물과 무력감 속, 몸까지 고장 난 일상에 강제로 적응해가고 있다. 두 아들은 끝내 기관지염에 시달리고 남편의 피부까지 부서졌다. 그 무엇도 단번에 답을 구하지 못하는 불안한 해답의 반복. 오현서 씨는 "이 집에 답이 있나" 매일 스스로를 다그치며 원인을 찾는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또다른 사연은 원주의 작은 주점으로 시선을 옮긴다. 주점 사장 손경상 씨는 어느 날 일터에서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는 급성 알코올 중독. 그러나 가족과 주변 지인들은 변하지 않았던 손경상 씨의 평소 모습 때문에 쉽사리 믿지 못한다. 숨진 당일에도 가족과 식사를 약속한 사실, 그리고 남겨진 몸 곳곳의 멍과 흉터는 슬픔과 의심을 더욱 짙게 드리운다.
마침내 유족에게 전해진 익명의 전화, "이거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는 소리가 절망 끝에 퍼진다. 단서를 좇는 ‘실화탐사대’는 주점을 가득 채운 방대한 CCTV 영상에서 사건의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간다. 마지막까지 주점에 남은 인물들을 따라가며, 무엇이 그 밤을 벼랑으로 내몰았는지 집요하게 뒤쫓는다. 비극의 한복판에서 꺼내 든 의문과 기록은, 답을 찾는 가족과 시청자 모두에게 파문을 남긴다.
깊게 내려앉은 집과 미궁에 선 죽음,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가늠할 수 없는 괴로움까지. 삶의 균열을 응시하는 ‘실화탐사대’는 31일 목요일 밤 9시, 오늘 위기의 가족과 감춰진 죽음의 진실을 다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