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트로닉스 상한가 29.9 상승…유상증자 충격 딛고 AI·방산 테마에 급반등
유상증자 발표 이후 큰 폭 조정을 받던 시지트로닉스 주가가 AI와 방산, 피지컬 AI 모멘텀 부각 속에 급반등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상·하한가에 근접하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어 개인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부담과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테마성 매수세가 주가를 좌우하는 전형적인 이벤트 드리븐 국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0일 장중 기준 시지트로닉스 주가는 5,800원으로 전일 대비 29.9 상승, 상한가에 도달했다. 전일 0.1 상승에 그쳤던 주가는 이날 장 초반부터 매수 주문이 몰리며 상한가까지 직행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유상증자 공시 이후 이어졌던 급락·조정 구간에서 벗어나 AI·시스템반도체·방산·우주·웨어러블 센서 등 복수의 성장 스토리가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테마성 수급이 재유입됐다는 평가다.
![시지트로닉스[42927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0/1763618889661_993235311.jpg)
주가 흐름을 보면 최근 한 달간 4,200원대에서 저점을 확인한 뒤 4,000원 후반에서 5,000원 초반 사이 박스권을 오가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5,800원까지 치솟았다. 10월 21일 종가 4,649원과 비교하면 약 24 수준 상승했고, 6개월 전인 5월 20일 종가 5,068원 대비로는 약 14가량 우상향한 상태다. 단기 이동평균선인 5일선과 20일선, 중기 기준인 60일선을 모두 상향 돌파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4,200원대 구간을 기술적 지지선, 5,500원에서 5,800원대를 단기 저항 및 분기점 구간으로 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온도 차도 뚜렷하다. 최근 한 달간 공개된 수급 데이터 기준으로 외국인은 11월 중순 유상증자 공시 직후 약 2만주 안팎을 순매도하며 하락 압력을 키웠으나, 이후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는 수천 주 수준의 소폭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기관투자가는 11월 13일 약 1만5,000주 내외를 순매수한 후 추가 매매가 거의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급 주도권은 개인과 단기 차익 실현 세력에 집중돼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약 25만주로 6개월 평균치인 16만주 수준을 넘어섰고, 이날 장중 거래량은 100만주를 상회하며 평소 대비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동일 업종 내 상대적인 위치를 보면 시지트로닉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등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소자 섹터로 분류된다. 이날 등락률 29.9 수준은 삼성전자 약 5대, SK하이닉스 2대, 한미반도체와 리노공업 2~3대 상승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단기 급등 구간이다. 다만 시가총액은 약 270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1,586위 수준에 머물러 대형주와는 체급 차이가 크다. 외국인 지분율도 1 수준에 그쳐 기관·외국인 장기 자금 유입보다는 개인 중심 중소형 테마주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성장 스토리와 기초 체력 간 괴리가 확인된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145억원에서 2023년 125억원, 2024년 122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억원, 54억원, 63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2024년 영업이익률은 50를 밑도는 수준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40에서 80대 영업적자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22년 31대에서 2024년 21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으며, 주당순이익EPS 역시 적자를 지속 중이다.
다만 부채비율은 최근 수년간 40에서 60대에 머물고, 당좌비율도 90에서 160 수준으로 단기 유동성은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다. 적자 상태여서 실적 기반 주가수익비율PER은 유의미하지 않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기초 체력은 약하지만 특화된 기술력과 테마성 기대가 PBR 프리미엄을 일부 지지하는 구조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사 리포트와 목표주가 등 공식 컨센서스가 사실상 부재해 밸류에이션 기준점이 뚜렷하지 않고, 시장 심리와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 달 주가 변동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유상증자 공시였다. 회사는 10월 중순 약 8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 규모는 보통주 180만주, 예정 발행가는 4,000원대 중반, 1주당 0.39주 수준이 배정되는 구조다.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결국 유상증자에 의존한 자금 조달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를 기록했고, 정규장에서도 20 안팎의 급락이 연출됐다. 유상증자에 따른 오버행과 지분 희석 우려가 겹치며 이 구간이 최근 한 달 조정장의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다.
이후 흐름은 글로벌 AI 모멘텀에 힘입은 테마 재부각으로 요약된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CEO 젠슨 황 방한 이슈가 겹치며 글로벌 AI 공급망 재편 기대가 커지자 국내 시스템반도체, AI 반도체, 후공정 장비주 전반에 매수세가 재유입됐다. 시지트로닉스는 별도의 신규 공시 없이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6,000원대 초반까지 급등했고, 국산 시스템반도체 대표주, AI 공급망 재편 수혜 기대주로 불리며 단기 수급이 쏠렸다. 유상증자 쇼크 이후 8거래일 만에 저점 대비 두 자릿수 반등에 성공하면서 뉴스와 테마에 따라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이벤트 드리븐 종목으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다.
기업 본연의 사업 스토리는 피지컬 AI 확산 국면에서 전력반도체와 센서에 특화된 종합반도체IDM라는 포지셔닝에 맞춰져 있다. 시지트로닉스는 자체 엠팹M FAB을 운영하는 구조로, 정전기 보호 소자ESD와 각종 센서, 전력반도체, 질화갈륨GaN 디바이스를 한 번에 소화하는 특화 라인업을 갖췄다. 에피택시Epi 기술 기반의 전력 및 센서 소자 공정 역량이 부각되면서 단기 실적보다는 플랫폼 가치에 베팅하는 성장주 성격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과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를 대상으로 일부 장비를 공급한 이력과 후공정 패키징용 면광원 레이저 장비 기술도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혜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방산·우주 테마 역시 핵심 성장 축으로 부각된다. 시지트로닉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우주·방산용 핵심 전력반도체인 우주급 쇼트키 배리어 다이오드를 국산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특수 전력 소자를 국내에서 자체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아울러 질화갈륨GaN 기반 X밴드 고주파 전력증폭기 집적회로MMIC도 국산화해 KF 21 전투기와 KDDX 차기 구축함 레이더 시스템 등에 요구되는 고출력·고효율 전력 증폭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우주항공 섹터 전반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같은 기술 스토리가 맞물리며 시지트로닉스를 국방 첨단 전력전자 국산화의 핵심 협력사로 재조명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웨어러블·헬스케어와 자율주행 센서 사업도 피지컬 AI와 맞닿아 있다. 회사는 스마트워치용 광센서를 자체 개발해 심박, 혈중 산소, 수면 패턴 등 주요 바이오 신호를 측정하는 포토센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 등 대형 브랜드를 겨냥한 공급 확대 전략도 제시했다. 동시에 자율주행차용 라이다LiDAR에 사용되는 고성능 어발란치 포토다이오드APD 센서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구조의 APD 센서에 대한 파운드리 서비스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이를 AI, 로봇,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피지컬 AI 시대 핵심 하드웨어 수요와 직결된 사업으로 평가하며 센서 파운드리 성장 스토리가 주가 재평가 재료로 거론된다고 본다.
이처럼 AI, 방산, 피지컬 AI, 웨어러블,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성장 모멘텀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최근 한 달 주가 흐름은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 부담과 테마성 성장 기대의 줄다리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유상증자 공시 직후에는 재무구조에 대한 불신과 오버행 우려가 하방 압력을 키웠지만, 이후 AI 공급망, 국산화 성과, 신규 제품 스토리가 부각될 때마다 급등과 차익 실현, 재반등이 반복됐다. 단기 이벤트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만큼 향후에도 공시, 정부 정책,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주가 진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련주 관점에서 시지트로닉스는 시스템반도체와 전력반도체ESD 및 GaN을 아우르는 국내 특화 IDM으로 시스템반도체·AI 반도체·소부장 관련주로 묶인다. 동시에 KF 21, KDDX, 우주급 다이오드, GaN MMIC 등과 연계된 방산·우주항공 전력 전자부품 관련주, 스마트워치와 헬스케어 웨어러블, 라이다 센서로 이어지는 웨어러블·피지컬 AI·자율주행 센서 테마주로도 인식된다. 최근 한 달 동안 이들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질 때는 강한 상승 탄력이 나타났고, 유상증자와 실적 부진 등 기초 체력 이슈가 부각될 때는 급락하는 등 테마 민감도가 높은 종목이라는 특징이 부각됐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차별화된 전력·센서 특화 공정과 피지컬 AI, 방산, 우주, 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복수의 성장 테마를 보유한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매출 규모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리노공업 등 주요 동종사 대비 매우 작고,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지속되며 ROE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무른다는 점은 구조적 약점이다. 시장에서는 시지트로닉스를 수익성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업계 평균을 밑돌지만, 기술·테마 측면에서 높은 베타를 제공하는 고위험·고변동성 중소형 성장주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향후 주가 방향은 실질 매출 반영 속도와 재무 안정화 진척도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망과 전략 측면에서 단기와 중기 시계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시각이다. 단기 1개월 기준으로 4,800원에서 5,000원대가 유상증자 발표 이후 형성된 새로운 매물대이자 지지와 저항이 교차하는 구간으로 평가된다. 이 가격대 위에서 거래가 안착될 경우 5,800원 상한가 및 6,000원대 초반 재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4,500원선 재이탈 시 4,200원대 최근 저점 재확인과 조정 심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AI·방산·피지컬 AI 프로젝트의 실제 양산 및 매출 반영 여부, 유상증자 이후 재무 안정화 속도, APD와 광센서 파운드리 수주 확대, GaN MMIC의 국내 레이더 체계 채택 여부 등이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유상증자 이후 재무 우려가 완화되고 주요 국산화·센서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6,000원 이상 박스권 상향 이동 가능성이 제시되지만,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적자 지속과 추가 자금 조달 이슈가 부각될 경우 4,000원대 초중반에서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병존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 따른 오버행과 희석 부담, 적자 지속에 따른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 글로벌 금리와 반도체 경기, 방산 예산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민감도를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 달간 상한가와 하한가에 근접하는 급등락 패턴이 반복된 만큼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실적 가시성과 현금창출력 측면의 불확실성이 큰 종목인 만큼 레버리지 활용이나 단기 과도한 비중 확대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유상증자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우주급 전력반도체, GaN MMIC, APD, 웨어러블 센서 등 핵심 사업의 수주와 양산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지를 면밀히 추적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