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피를 나눈 형제국과 공동 번영"…이재명, 튀르키예 국부 아타튀르크 묘소 참배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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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분리와 세속주의를 앞세운 튀르키예 공화국의 토대를 세운 '국부'를 둘러싸고, 한국과 튀르키예의 정상 외교가 맞물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형제국 관계를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현지시간 오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아타튀르크 영묘를 한국 수행단과 함께 찾았다. 그는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한 단정한 예복 차림으로 영묘에 올라가 헌화한 뒤, 진혼곡 연주에 맞춰 수행단과 함께 묵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영묘 내 박물관에 비치된 방명록에 "아타튀르크를 기리며 피를 나눈 형제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튀르키예 양국이 6·25전쟁을 계기로 형성한 '혈맹' 이미지를 상기시키면서, 경제와 외교 전반에서의 동반 성장을 지향하겠다는 뜻을 담은 메시지로 풀이된다.  

 

아타튀르크는 튀르키예 독립 전쟁을 이끈 전쟁영웅이자 공화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정교분리와 세속주의 원칙을 확립하고 유럽의 제도와 문물을 적극 도입해 현대 튀르키예 국가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튀르키예 사회에서는 '국부'로 존경받고 있으며, 주요 외빈의 영묘 참배는 외교 의전의 핵심 순서로 자리 잡아 왔다.  

 

아타튀르크 묘소 참배는 이 대통령의 1박 2일 튀르키예 국빈 방문 공식 일정 가운데 첫 순서다. 이 대통령은 영묘 참배를 마친 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국빈만찬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정상회담에서는 6·25전쟁 참전으로 맺어진 양국의 전통적 유대를 바탕으로, 경제·인프라 협력과 방산·에너지 분야 교류 확대가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형제국을 강조한 방명록 메시지를 실제 경제 협력과 안보 협력 강화로 연결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빈 방문 첫 일정이 상징성이 큰 아타튀르크 영묘 참배로 채워지면서, 양국 관계를 역사와 가치 공유에 기반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정부는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후속 협력 사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며, 양국은 향후 외교·경제 채널을 통해 실질 협력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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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튀르키예#아타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