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더리움으로 MMF 토큰화”…JP모건, 미 국채 연계 디지털 펀드 출시로 월가 재편 주도 전망

장예원 기자
입력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JP모건체이스(USA)의 자산운용 부문이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인 ‘마이 온체인 넷 일드 펀드’(My Onchain Net Yield Fund, MONY)를 출시했다. 전통 단기금융상품인 MMF를 퍼블릭 블록체인 상 디지털 토큰 형태로 구현한 사례로, 월가 금융사들의 디지털 전환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는 미국 및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에 새로운 운용 모델을 제시하며, 토큰화 자산 시장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이날 MONY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운용되는 첫 토큰화 MMF 상품이라고 밝혔다. 펀드는 회사의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 ‘모건 모니’(Morgan Money)와 연계해 제공되며, 투자자는 현금 또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활용해 가입하거나 환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지시각 기준 15일 오전 기준 구조가 공개된 MONY는 미국 국채와 미국 국채 담보 환매조건부채권(Repo)에만 투자하도록 설계돼, 블록체인 지갑에 토큰을 보유하면서도 전통 MMF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JP모건,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MMF ‘MONY’ 출시…미 국채·레포에 투자
JP모건,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MMF ‘MONY’ 출시…미 국채·레포에 투자

투자자가 MONY에 가입하면 펀드 지분에 해당하는 양만큼 디지털 토큰을 부여받게 되고, 이 토큰이 기존 전자증권을 대체해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된다. JP모건체이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지분의 토큰화가 자산 보유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개인 간(P2P) 이전을 가능하게 하며,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에서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한다고 강조했다. MONY는 자산 구성 측면에서는 국채와 레포 등 단기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기존 MMF와 유사하지만, 지분을 중앙집중식 전자증권이 아닌 탈중앙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를 가진다.

 

기존 MMF의 경우 환매 요청 후 실제 자금 수령까지 통상 1∼2일이 소요되고, 환매 신청 역시 정해진 거래시간에 제한되는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토큰화된 MMF 구조를 통해 원칙적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지고, 중간에 현금 환매 절차 없이 금융기관 간 직접 이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펀드 지분을 보다 효율적인 담보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자금 이동의 시간 지연과 결제 리스크를 줄이고, 기관 투자자의 유동성 관리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토큰화 MMF 시장에는 이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진입해 있으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뉴욕멜론은행(BNY Mellon)은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 등 대형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MMF 지분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기 위해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 유럽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전통 펀드 지분의 토큰화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올해 7월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체계에 편입하는 내용을 담은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킨 이후,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자산 분야에 대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진출이 가속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규제 틀이 마련된 이후 JP모건체이스,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사들이 디지털 채권, 토큰화 MMF, 온체인 결제 인프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MMF는 단기 국채와 레포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유동성을 관리하고 현금성 자산 기능을 제공하는 핵심 상품으로 자리잡아 왔다. JP모건체이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MONY 출시를 통해 이러한 전통 단기금융시장과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연결하는 운용 모델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토큰화 자산과 MMF 시장 전반의 구조 변화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은행들이 유사한 구조의 상품을 연이어 도입할 경우, 디지털 토큰이 단기 자금시장의 표준 담보 수단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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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체이스#이더리움#m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