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로 일본 클러스터 노크”…이엔셀, 신약협력 새 지형 연다
첨단바이오의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이 글로벌 제약 공급망 지형을 바꾸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이엔셀은 일본 최대 신약개발 클러스터 행사인 ‘쇼난아이파크 멤버십데이’에 첫 참가해 일본 시장 진출 본격화에 나섰다. 쇼난아이파크는 다케다제약 연구소를 외부에 개방해 탄생한 신약 연구 단지로, 180여 개 바이오·생명과학 기업이 입주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현지 바이오 파트너링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엔셀은 올해 클러스터 멤버십에 가입해 3일 쇼난아이파크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 서비스와 신약 파이프라인 등 기업 경쟁력을 소개했다. 회사의 효율적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생산 체계, 임상 단계 진입 파이프라인 ‘EN001’ 개발 승인 현황 등을 중심으로 구두 발표를 진행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유전자·세포 치료제로, 고도의 제조·품질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특히 이엔셀은 CDMO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임상 2a상(유효성과 안전성을 본격 검증하는 글로벌 표준 단계) 진입 파이프라인을 갖췄다는 점에서 현지 참가사들 사이에서 차별성을 부각했다. 기존 바이오벤처들이 일본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GMP 수준의 생산·품질 인프라 부재였던 만큼, 이번 행보는 고부가가치 CDMO 거래 확대의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쇼난아이파크는 일본 바이오 산업의 R&D 중심지로, 실질적 비즈니스 파트너링과 공동개발 기회가 빠르게 창출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서도 EN001 파이프라인 현황과 GMP 역량에 대한 현지 기업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엔셀은 이번 행사에서 일본 현지 중대형 의약기업, 글로벌 유통기업 등을 대상으로 사전 매칭 미팅을 진행했으며, 별도로 일본 최대 유통기업인 알프레사그룹 계열 셀리소시스와 MOU를 체결해 사업 확장 거점도 확보했다.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는 일본 내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겨냥한 실질적 공급·개발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바이오 CDMO가 신약개발 생태계 핵심축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미국 론자, 유럽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선도 업체들이 R&D 클러스터 중심으로 현지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중이다. 일본 역시 대형 제약사 중심에서 벤처·CDMO 협업 시대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한편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에는 엄격한 GMP 규제, 임상 통합 인증 체계 등 진입장벽이 뒤따른다. 일본은 2023년 첨단바이오의약품 혁신지원법을 시행, 외국계 CDMO 기업에도 절차적 지원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첨단바이오 CDMO의 일본 시장 진출은 현지 생산·임상 허가 등 복합 규제 대응력이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이엔셀 관계자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고도화된 일본에서 파트너링 확대와 현지 협력 기반을 다지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선진 제약시장 진입을 위한 경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기술과 협업, 규제 대응력이 CDMO 시장 내 입지 확대의 결정적 요인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