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망치로 내려찍는 두통”…뇌출혈 전조증상 주목받는 이유

송다인 기자
입력

극심한 두통이 갑작스레 발생하거나,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판단해 넘기기 쉽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망치로 찍는 듯한 두통이 이어질 경우, 뇌출혈의 전조증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뇌혈관이 파열돼 뇌에 혈액이 쏟아지는 뇌출혈은 신속한 대응이 미흡할 경우 생명과 직결되는 신경학적 손상을 유발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용을 뇌혈관 질환 사망률 감소를 위한 경계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뇌출혈은 매년 약 2만4000명이 발병하며, 국내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뇌동맥류와 고혈압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데, 뇌동맥류의 경우 정상 혈관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출혈을 초래한다. 국내에서는 연간 약 6만건의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조기 발견되지만, 약 6500건은 실제 파열 후 진단된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구조적 뇌혈관질환이 없더라도 모세혈관이 압력에 못 견뎌 터지면서 발생하며, 다른 기저 뇌혈관 질환에 의한 출혈도 원인이 된다. 두부 외상에 의한 외상성 뇌출혈도 주요한 한 형태다.

특히 뇌출혈은 전조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통상적으로 극심한 두통과 함께 한쪽 팔다리 마비, 의식 흐림 등의 증상이 동시에 발현될 경우 신속한 병원 내원 및 진단이 필수적이다. 출혈 직후부터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며, 뇌부종이나 재출혈이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환자에게는 빠른 치료 결정이 중요하다. 치료의 축은 응급 수술이나 약물로 뇌압 상승을 억제함과 동시에, 재출혈 방지를 위한 근본 원인 치료에 맞춰진다.

 

이번 사례는 기존 뇌경색과 달리, 뇌출혈에는 골든타임이 없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신속 대응이 강조된다. 실제로 이시운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출혈은 아무리 빨리 병원에 오더라도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흔하다”며, 즉각적인 응급 조치의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예방을 위해서는 50세 이후 정기적인 뇌혈관 촬영(MRA, CTA)이 권고된다. 초기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5~10년 간격의 점검이 도움이 된다. 뇌동맥류 진단 시에는 코일색전술, 클립 결찰수술 등으로 파열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혈압을 꾸준히 확인해 고혈압이 발견되면 병원 처방과 적극적인 저혈압 유지가 기본이다.

 

이시운 교수는 “뇌동맥류 같은 뇌혈관질환이 있을 때 혈압을 130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외에도 금연, 절주, 체중조절, 만성질환 관리, 규칙적 유산소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뇌출혈 등 치명적 뇌혈관질환은 초고령사회 건강관리의 대표적 위협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대중의 조기 인지와 정기 건강검진, 생활습관 개선이 뇌출혈 예방과 치료 예후 개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송다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뇌출혈#뇌동맥류#이시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