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5원까지 급등…일성건설, 1000억대 LH 수주에 정책 훈풍 겹쳐 강세
일성건설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며 건설주 수급 테마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일성건설 주가는 2,385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8.41% 상승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대형 공공 공사 수주가 겹치며 중소형 건설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강도와 수주 잔고의 실제 증가 폭이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일성건설 주가는 바닥권에서 급반등하면서 뚜렷한 상승 파동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추세선을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이날 장중에도 고가 2,680원, 저가 1,980원 사이를 오가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6개월간 이어진 하락 흐름을 단기간에 만회하는 양상으로, 거래량이 급증하며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해 기술적 측면에서는 추세 전환 신호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1,000억 수주·정책 모멘텀… 일성건설 건설주 수급 탄력 강화](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8/1765174172510_240251207.jpg)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동력은 정부의 주택 공급 드라이브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의 대형 공사 계약이다. 국토교통부가 9·7 공급대책 후속 조치를 서두르며 공급 확대 기조를 재차 강조하자, 공공 주택에 강점을 지닌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LH 발 남양주왕숙2 아파트 건설 공사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부각돼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정책이라는 거시 환경과 개별 기업 수주 호재가 동시에 작용하며 주가 탄력성을 키우는 구도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65.46%로 높은 편이지만, 최근 매매 흐름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지난 3일 외국인은 약 49만 주를 대량 매도했으나 4일에는 다시 9만 주를 순매수했다. 단기 차익 실현과 저가 매수 반복 속에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이다. 기관 역시 소폭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순매수가 연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추가 상승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형 건설주와의 비교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하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가 주택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부담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일성건설은 주택 공급 정책 수혜를 기대하는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움직이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959위 수준의 소형주로, 상장주식수는 약 5,400만 주, 시가총액은 1,288억 원이다. 유통 물량이 가벼운 편이어서 정책·수주 관련 이슈가 부각될 경우 주가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상태다. 일성건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97배로, 현대건설 0.62배, GS건설 0.58배 등 업계 주요 기업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지표인 PER(주가수익비율)은 2024년 추정 실적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적자 전환 전망 탓에 산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454%대로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돼 재무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자 경계도 상존한다.
이번 주가 재평가의 핵심 재료는 지난 8일 공시된 LH와의 남양주왕숙2 A-3BL 아파트 건설공사 수주다. 계약 금액은 약 994억 원으로, 최근 매출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29년 2월까지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이보다 앞선 11월에는 국군재정관리단과 261억 원 규모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공 부문 수주가 잇따라 발표되며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가 부각되고 있다.
산업·정책 환경도 당분간 우호적인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김이탁 신임 국토교통부 1차관 임명을 계기로 9·7 공급대책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 주택 공급 확대와 연계된 관급 공사 물량이 늘어날 경우, 관급 수주에 강점을 가진 중소형 건설사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시장에서는 일성건설을 비롯해 동신건설, 남광토건 등이 한데 묶여 건설 정책 테마로 분류되며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구조적 약점도 분명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일성건설은 대형 건설사 대비 몸집이 가벼워 이슈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적 부진과 높은 부채비율 등 재무 부담이 상존한다. 금리 수준이 높은 국면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경우, 레버리지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사비 정산 지연 등 건설 업황 전반의 불확실성도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향후 분기별 실적에서 공공 수주가 실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단기 전략으로는 정책 모멘텀과 수급에 기반한 트레이딩 접근이, 중장기 전략으로는 실적 가시성 확인 후 비중을 조절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술적 가격 구간에서는 이날 장중 저점인 2,000원 선이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 가격대를 지키며 거래가 이어질 경우 재차 반등 시도가 나올 수 있지만, 전고점 인근 2,600~2,700원 구간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수급이 유입될 경우 2,800원 돌파 시나리오도 거론되지만, 2,000원 선이 하향 이탈할 경우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계도 병존한다.
투자자 유의 사항도 적지 않다. 일성건설은 단기간 급등으로 투자주의 또는 경고 종목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종목으로, 테마성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기대감에 선반영된 주가는 되돌림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건설 업황 전반의 불확실성과 대외 변수 등을 종합할 때, 시장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와 손익 관리에 기반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향후 공공 수주 누적 규모와 실제 실적 개선 여부에 맞춰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