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 연중 최고치 경신”…미국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안전자산 선호 확산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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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일, 국제 금 가격이 2.8% 급등하며 온스당 4,111.3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USA)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증폭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이 2.8% 오른 온스당 4,122.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약 2주 만에 최고치로 이어졌다.

 

은 현물 가격 또한 4.5% 상승, 온스당 50.46달러를 기록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10월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 특히 정부와 소매 업종의 고용 감소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이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 금 가격 2.8% 급등…알루미늄 프리미엄도 사상 최고
국제 금 가격 2.8% 급등…알루미늄 프리미엄도 사상 최고

이에 따라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됐다. 페드워치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64%까지 상승, 내년 1월까지 인하할 가능성 역시 77%로 집계됐다. 저금리 환경 속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부각되자,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귀금속 거래업체 '제이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미국의 약한 경제 데이터로 연준이 비둘기파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며 "연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4,200~4,300달러, 내년 1분기엔 5,000달러 돌파도 현실적인 목표"라고 전망했다. '색소 은행' 올레 핸슨 원자재 전략 책임자 역시 "연방정부 재가동으로 데이터 발표가 정상화되면 연준의 연내 인하 기대가 복원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한편, "앞으로는 미국의 재정 전망 악화에 시장의 초점이 옮겨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적으로는 원자재 시장 전체에 변동성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 같은 날 미국 현물 알루미늄 프리미엄은 톤당 1,942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 긴축과 더불어 미국 정부의 수입관세 인상으로 인한 탓이 크다. 실제 미국 내 알루미늄 구매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톤당 2,850달러)에 운송비·세금 등을 더한 결과 최대 4,792달러에 이르렀다.

 

미국 정부가 올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하자, 수입관세만 톤당 1,425달러로 연초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컨설팅사 '하버 알루미늄'은 "미국 내 재고 감소와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면제 기대 부재가 가격 급등세를 이끌었다"고 진단한다. 미국은 지난해 전체 알루미늄 수입의 70% 가까운 270만 톤을 캐나다에서 들여와왔다.

 

미국 연준의 정책 변화, 원자재 수급 악화, 수입관세 정책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중첩되면서, 금·은 등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 가격의 추가 변동성 가능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 역시 이번 금·알루미늄 가격 급등을 투자 환경 변화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급등세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각국 통화정책과 공급망 전략 변화와 맞물리며 국제 자본 흐름에도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기조와 산업원자재 리스크 요인의 교차 속에 높은 가격 변동성과 구조적 변화에 주의를 기울일 전망이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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