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드·스크린 반칙 도입”…프로배구 규정 전면 개편→여수대회 새 질서
수년 간 유지됐던 규정들이 무대에서 조용히 퇴장했다. 진남체육관, 다시 뛰는 여수 프로배구대회는 새로운 룰의 실험장으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지만, 선수와 팬 모두에게 또 한 번의 배구 진화를 선물할 시간이 시작됐다.
한국배구연맹은 올해 6월 열리는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와 2025-2026 V리그에 ‘국제 룰’ 전면 도입을 알렸다. FIVB 규정 변경에 따라 그린카드와 중간 랠리 판독 제도를 없앴고, 서브 팀 자유 위치 및 스크린 반칙 규정을 새로 시행한다. 그린카드 제도는 자진 신고에 따른 페어플레이 포인트로 명맥을 이어왔지만, 운영상 효과가 미진하다는 평가 끝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중간 랠리 판독 역시 사라진다. 통상 랠리 도중 비정상적 플레이가 감지될 때 곧바로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었으나, 실제 실전과 관전의 흐름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 운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변화로 경기시간의 효율성, 심판 부담 완화가 동시에 기대된다.
이번 변화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서브 팀 자유 위치 규정이다. 앞으로는 서브를 넣는 쪽이 정해진 포지션을 특히 신경 쓸 필요 없이 배치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서브 수신팀에는 여전히 위치 위반 판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전술 응용과 공격 패턴이 다각도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스크린 반칙의 최초 도입이 주목된다. 서브 시 같은 팀이 상대 시야를 고의로 차단하는 행위 역시 금지된다. 앞으로는 네트 위 손 올리기 제한과 1미터 이하 간격 유지 규칙이 엄격히 적용된다. 이로써 공정성과 경기 몰입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배구연맹은 “국제 기준에 맞춘 규정 도입으로 경기 질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전하며, 현장의 선수·코치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6월 1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는 변화된 룰 속에서 남자부, 여자부 모두 새 질서를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다. 무대 위 선수들은 새 판에 맞는 움직임을 찾아 나선다. 관중의 환호는 어쩌면 새로운 경기 문화에 보내는 첫 번째 박수가 될지도 모른다. 여수 현장의 뜨거운 에너지는 6월 13일부터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