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방선거는 여당 우세” 42% vs 35%…중도층 여당 쏠림 가속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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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과 야권이 내년 지방선거 판세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유권자 기대는 여당 쪽으로 소폭 기울었다. 특히 그동안 양쪽 사이를 오가던 중도층이 여당 쏠림 양상을 보이며 내년 6월 민심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2025년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와 관련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로 집계됐다.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5%였다.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23%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여당 우세 인식이지만 격차는 두 자릿수에 미치지 못했다.

여당 지방선거 승리 기대 42%·야당 35%…중도층 여당 쏠림 뚜렷
여당 지방선거 승리 기대 42%·야당 35%…중도층 여당 쏠림 뚜렷

성향별로 보면 진영 간 인식 차이는 한층 뚜렷했다. 진보 성향 응답자의 71%는 여당 승리를, 보수 성향 응답자의 70%는 야당 승리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여야 지지층이 각자 자당의 승리를 바라는 전형적 구도가 확인된 셈이다.

 

관심을 모은 지점은 중도층 변화다. 지난달만 해도 중도층에서는 여당 38%, 야당 36%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의 여당 승리 기대는 44%로 6%포인트 상승했고, 야당 승리 기대는 30%로 6%포인트 하락했다. 한 달 새 여당 쏠림이 뚜렷해지면서 전체 여론 판세에서도 여당 기대 우세 폭이 다소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당 지지도나 선거 기대 여론이 그대로 결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는 전국 단위 여론 외에 지역구도, 후보 경쟁력, 인물 교체 요구 등 다양한 변수가 중첩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과거 총선 데이터를 함께 제시하며 경계론을 덧붙였다. 2022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부 지원론’과 ‘정부 견제론’ 구도로 기대를 물었을 때, 두 의견이 비슷했던 시기는 2023년 3월뿐이었다. 당시에는 정부 지원론 42%, 정부 견제론 44%로 팽팽했다. 나머지 기간에는 견제론 응답이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 선거에서는 정부 견제론 분위기 속에서 야당이 압도적 성적을 냈다.

 

제22대 총선에서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득표율 51%로 161석,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지역구 득표율 45%에 그치며 90석, 36% 확보에 머물렀다.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견제 정서가 실제 투표 결과로 상당 부분 연결된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는 성격이 다르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지방권력 재편을 둘러싼 선거인 만큼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후보의 지역밀착도, 현직 단체장에 대한 평가, 생활 밀착 이슈가 중앙정부에 대한 평가 못지않게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여야 모두 중도층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각 시도별 맞춤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중도층 여당 기대 상승을 놓고 공방이 시작됐다. 여당은 “국정 안정과 정책 연속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며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야당은 “정권 심판론이 본격화되기 전 과도기적 국면”이라며 여론의 변동 가능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접촉률 46.0%, 응답률 12.5%로 집계됐다. 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 수행했으며, 세부 결과와 문항 내용, 통계표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 지형이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국회와 정치권은 중도층 표심을 둘러싼 경쟁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야는 연말 정기국회 공방과 예산 심의를 분수령으로 삼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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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지방선거#중도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