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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노실코발라민 백발 주사”…中 병원, 흰머리 치료 실효 논란
IT/바이오

“아데노실코발라민 백발 주사”…中 병원, 흰머리 치료 실효 논란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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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를 검은 머리로 되돌려준다는 이른바 ‘백발 주사’가 중국 연예인을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사에 활용되는 성분과 실제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면서, 미용의료 분야에서 신기술 진입 시 필요한 과학적 검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미용 시장은 이번 사례를 새로운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 배우 궈통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흰머리를 검게 만든다는 주사를 맞는 과정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시술은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주 1회씩 3~6개월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주사에 사용되는 아데노실코발라민이 비타민 B12 유도체로, 중의학 이론을 참고해 탈색된 모근의 멜라닌 합성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환자는 “모발이 두꺼워지고 흰머리가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기술적으로 아데노실코발라민이 체내에서 멜라닌 세포 활성에 관여할 수 있지만, 해당 물질이 직접적으로 모낭 내 색소 생성 기능을 안정적으로 회복시키는지에 대한 과학적 해석은 분분하다. 기존 연구에서도 제한적 데이터가 있으며, 비교 임상에서 기존 보조제나 물리적 자극과의 차별성은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술의 시장 효과에 주목하는 미용의료 업계는 개별 환자 사례가 아닌 대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우려한다. 특히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 미용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제 적용 가능성과 안전성, 재시술 주기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다. 반면 일부 현지 병원에서는 중의학적 해석과 경험적 데이터를 근거로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쟁 구도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모발 색소 회복을 겨냥한 세포치료, 유전자 편집 등 다양한 신기술이 개발 중이다. 다만 이들 지역은 대부분 FDA, EMA와 같은 규제기관의 허가 체계에 기반해 시판 전 안전성·유효성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백발 주사 사례와 달리, 임상자료 발표 및 품목 등록 기준이 엄격하다는 점이 주요 차이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백발 개선 효과에 대해 보수적 입장이다. 영국 피부과 전문의 매그너스 린치 박사는 “멜라닌 촉진 성분이 효과를 냈는지, 혹은 반복적인 주사 자극 등 물리 자극 영향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용 전문가 에드 로빈슨 역시 “일부 제한적 사례 외에는 전반적 모발 색 회복을 입증하는 임상 증거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모발분야 연구진도 임상시험을 통한 자료 축적과 메커니즘 단계를 곧장 시장에 도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식약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 규제기관은 현행 의약품, 미용시술 관리 기준에 따라 관련 시술의 최초 허가 및 사후 평가를 강조한다.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임상지침 부재와, 미용 치료제 분야의 상용화 진입장벽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지정 관리 역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업계는 백발 주사와 유사 신기술이 실제 의료시장에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적 검증과 제도적 신뢰 구축이 병행될 때만이 환자와 소비자가 실질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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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병원#아데노실코발라민#흰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