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 직공급 첫 진입"…이닉스, 수주 기대감에 2차전지 약세장 속 상한가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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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닉스가 현대차·기아 공급망에 직접 진입했다는 기대감에 2차전지 전반 약세 흐름을 거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업황 둔화 우려로 관련 대형주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나온 급등세라 투자 심리가 당분간 개별 실적·수주 모멘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직납 구조가 가시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99% 오른 13,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제한폭 상단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장중에도 매수 주문이 꾸준히 유입되며 강한 상방 압력을 유지했다. 같은 날 2차전지 대표 대형주들이 업황 둔화·실적 부담 등으로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거래량이다. 최근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가 이날 대규모 거래를 동반하며 상단을 돌파한 점이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을 소화하면서도 상한가까지 밀어 올린 점에 주목하며, 수급 주도권이 매수 쪽으로 이동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닉스가 현대차·기아 공급망에 직접 편입됐다는 점을 이번 급등의 핵심 재료로 꼽는다. 기존 2차·3차 밴더에 머물렀던 부품·소재 업체가 완성차 직납 단계로 올라설 경우, 수주 규모와 수익성 모두 구조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전기차 생산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이 향후 추가 수주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닉스와 관련해 "완성차 직공급 라인에 편입됐다는 신호가 확인될 경우 단순 이벤트성 재료를 넘어 장기 성장 스토리로 연결될 수 있다"며 "다만 실제 공급 물량과 단가, 수익성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2차전지 업황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개별 종목의 수주 모멘텀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업계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주요 업체 실적 부담, 경쟁 심화 등으로 전반적인 약세 국면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완성차·글로벌 완제품 기업과의 직납 계약, 신규 장기공급계약 체결, 신공장 가동과 같은 확실한 성장 이벤트를 확보한 기업에 대해서는 차별적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이 재확인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닉스의 상한가 행진이 당분간 수급 쏠림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상한가 직후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2차전지 섹터는 기대와 실적의 괴리가 커지면 조정 폭도 그만큼 확대되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완성차 직공급 이슈도 실제 매출 반영까지는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기업의 중장기 계획과 재무 지표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2차전지 업황 전반의 눈높이 조정 속에서 개별 수주·공급망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장 양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시장에서는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전략과 함께 관련 부품·소재 업체들의 후속 수주 공시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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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닉스#현대차#2차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