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3,950대로 반락…외국인 현선물 매도에 반도체 약세, 코스닥 1.9% 상승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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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8일 장 초반 반도체주 약세와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매도에 밀리며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정책 기대감과 외국인·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2% 가까이 뛰어 오르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대형 기술주와 중소형 성장주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면서 투자 전략 재점검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오전 9시 2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47포인트, 0.71% 내린 3,958.44를 기록 중이다. 장 시작 직후에는 전장보다 8.39포인트, 0.21% 오른 3,995.30에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으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462.5원에 거래를 시작해 전날 종가보다 2.4원 낮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3,950대로 반락…외국인 현·선물 매도에 반도체 약세, 코스닥 1.9% 상승
코스피 3,950대로 반락…외국인 현·선물 매도에 반도체 약세, 코스닥 1.9% 상승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609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짓누르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581억 원, 94억 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서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47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현선물 양 시장에서 동시 매도 우위를 보이는 모습이다.

 

직전 거래일 미국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로 휴장해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가격 신호는 없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오라클이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비롯한 공격적인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대규모 부채를 초래할 수 있다며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급등 가능성을 경고한 점이 글로벌 투자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라클 관련 악재가 시장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지수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대표 반도체주가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55% 하락하고, SK하이닉스도 0.92% 내리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이 0.57%, 삼성바이오로직스가 0.36%, 두산에너빌리티가 0.90%, HD현대중공업이 0.72%,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0.58% 떨어지는 등 주요 대형주 전반이 동반 약세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 업종이 1.01%, 전기전자 업종이 1.23% 하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이 부진하다. 반면 건설 업종은 0.65%, 운송창고 업종은 0.57%, 의료정밀 업종은 0.14% 오르는 등 내수·경기 관련 업종은 강보합권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금융주를 중심으로 한 일부 종목은 수급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0.76%, 기아는 0.35% 상승하고 있으며, KB금융은 0.73%, 셀트리온은 0.92%, 현대모비스는 0.99% 오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23포인트, 1.96% 오른 897.29를 기록해 코스피와는 정반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은 장 초반 8.69포인트, 0.99% 오른 888.75에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조만간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전해지며 정책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9억 원, 1,07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개인은 1,573억 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 차익을 실현하는 흐름이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에서는 이차전지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강세가 뚜렷하다. 에코프로비엠이 1.97%, 에코프로가 1.83% 오르고 있으며, 바이오주인 알테오젠은 4.22%, 에이비엘바이오는 3.26% 상승 중이다. 펩트론은 16.88% 급등하며 상위권 종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다만 코스닥 내 일부 반도체·장비주는 조정을 받고 있다. 원익IPS가 0.17%, ISC가 0.39%, 심텍이 0.56% 하락하는 등 IT 관련 일부 종목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에서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조정 압력이 이어지는 반면, 코스닥에서는 정책 기대와 수급 호조에 따른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심화되는 구조라고 진단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대형 기술주의 약세와 외국인 매도 우위에 눌린 가운데, 코스닥은 정책 모멘텀과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구도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코스닥 활성화 방안 구체화 정도와 글로벌 기술주 흐름, 외국인 수급 방향에 따라 양 시장의 온도 차가 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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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외국인순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