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불안 속 외환보유고 사상 최고”…중국, 금 보유도 10개월 연속 확대
현지시각 8일, 중국(Beijing) 국가외환관리국이 8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가 3조3,222억 달러(약 4,617조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299억 달러(0.91%) 증가한 수치로, 이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급증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외환보유 자산의 명목가치 증가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은 “미국(USA)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였고, 유로화·엔화 등 주요 통화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달러인덱스는 2.2% 하락해 97.8로 집계됐으며, 유로화·엔화 등 6개국 통화 가치가 2%대 오름세를 보였다. 외환보유고는 달러 기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달러와 상반된 방향의 타 통화 가치 변화가 명목 증가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23%로 떨어졌고, S&P500 주가지수도 1.9% 상승했다. 이 같은 달러 약세 및 글로벌 유동성 확대 환경은 중국 외환보유고에도 직접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인증권 관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갈등, 미국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영향으로 외환보유 다각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안전자산’인 금 보유를 확대한 점도 주목받는다. 중국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금 보유량은 한 달 사이 6만 온스 늘어난 7,402만 온스에 달했고,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금 보유액 또한 2,538억 달러로 전월보다 99억 달러 증가했다. 중국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64%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중국 내외 전문가들은 “금이 유로화를 제치고, 달러에 이어 국제 준비자산 2위 자리를 굳히는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도 중국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 구조 변화가 글로벌 안전판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 가치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외환보유 및 금 자산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미중(China-USA) 패권 경쟁, 지정학 갈등 구도가 중국 외환 및 금 보유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행보와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