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수 불계승 명승부”…조훈현, 루이나이웨이 제압→농심백산수배 첫 승자 등극
긴장감이 맴도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 바둑장엔 각국 바둑 팬들의 숨죽인 응원이 합쳐졌다. 모든 시선이 마지막 돌 하나에 쏠린 가운데, 조훈현 9단은 고요하지만 치열한 집중력으로 루이나이웨이 9단을 맞이했다. 누적된 긴장 끝 조훈현은 23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한국 시니어팀의 마침내 첫 승을 기록했다.
이날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1차전 6국에서 조훈현은 루이나이웨이와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이어갔다. 상변 전투 초반, 루이나이웨이의 예상치 못한 실수를 포착한 조훈현은 흔들림 없이 유리한 자세를 갖췄다. 상대는 중앙 백 대마를 노리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조훈현은 좌상귀 흑 대마를 절묘하게 교환하는 전략적 판단으로 흐름을 계속 지배했다.

후반전에서도 루이나이웨이의 집요한 흔들기가 이어졌지만, 조훈현의 차분한 방어와 역공은 변하지 않았다. 마침내 루이나이웨이가 돌을 거두며 조훈현에게 승리를 내줬다. 이날 결과로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조훈현이 8승 4패로 앞서가게 됐다.
1차전 최종 집계 결과, 한국은 1승 2패로 대회 2차전으로 희망의 불씨를 이어가게 됐다. 현재 중국이 3승 2패, 일본이 2승 2패로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다음 라운드의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훈현은 2차전 첫 경기에서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와 맞붙을 예정이다. 상대는 통산 전적 6승 6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어, 다음 대국 역시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농심백산수배 우승팀에는 1억8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3연승 이상 달성한 선수에게는 별도 연승 상금 500만원이 지급된다. 경기 제한 시간은 1인당 40분, 추가 초읽기 1분 1회로 정해졌다.
가을로 접어드는 중국 칭다오의 선선한 바람만큼이나 차분하게 경기를 마친 조훈현의 표정엔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침착함이 깃들어 있었다. 이번 바둑의 서사는 나라를 넘어 세대를 잇는 묵직한 감동을 남겼다.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2차전은 내년 2월 2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