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장중 6% 급등”…생물보안법 수혜에 실적 퀀텀 점프
미국의 생물보안법 입법 추진과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맞물리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수주가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외국계 창구를 통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기간에 신고가 랠리에 근접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15일 오후 장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0% 오른 180만 7,000원을 기록하며 강한 상방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4일 122만 1,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한 달 반 만에 약 48% 급등했다.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상당수에서 상승세를 보이면서 뚜렷한 조정 없이 직전 고점을 잇달아 돌파하는 흐름이다. 장중 180만 원 선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186만 1,756원) 경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5/1765774840202_264231902.jpg)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의회의 생물보안법 추진과 실적 개선이 자리한다.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정책 기조가 구체화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파트너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고품질 대량 생산 역량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혜처로 지목되면서 장기 수주 확대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나며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계 자금이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에 글로벌 증권사 CLSA가 이름을 올리며 4,800주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일별 매매 동향을 보면 9일과 11일 외국인이 대량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분율을 12.7%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 주도의 손바뀜이 주가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 단기 매수세가 아닌 이른바 스마트 머니 성격의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기준 업계 지위도 한층 공고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83조 6,477억 원으로 코스피 4위를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시총 43조 원), SK바이오팜(10조 원) 등 동종 업계 주요 기업과 비교해 규모 격차를 더욱 벌리는 구도다. 상장 주식 수 약 4,629만 주 가운데 실제 유통 물량은 제한적인 편이어서 수급이 쏠릴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53.25% 수준으로, 셀트리온(24.31%)이나 적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경쟁사들 대비 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도 더해진다.
실적도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회사가 발표한 2025년 9월 기준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7,288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5,765억 원을 26.42%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15.27%에 이른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또한 시장 추정치를 약 27% 상회하며 수익성과 주주가치 모두에서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이익 전망을 반영한 밸류에이션도 빠르게 낮아지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42.6배로, 2024년 91.76배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단기간 크게 올랐지만 이익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는 이른바 실적 퀀텀 점프 구간에 들어섰다는 해석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생산능력 확대와 신사업 진출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은 78만 4,000리터에 달할 전망이다. 4조 원을 돌파한 CDMO(위탁개발생산) 부문 수주 잔고와 맞물려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차세대 모달리티인 ADC(항체약물접합체)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ADC 전용 생산 시설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한 단계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고부가가치 신약 생산 역량을 확보할 경우 멀티플(주가수익배수) 재평가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외 환경 역시 우호적인 편이다. 대부분의 수주 계약이 달러로 체결되는 구조인 만큼 최근 강달러 기조는 원화 기준 영업이익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 효과와 함께 MSCI ESG 평가에서 BBB 등급을 획득하며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한 점도 글로벌 장기 자금 유입의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52주 신고가 돌파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주가가 180만 원 선에 안착한 가운데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한 달여 만에 40% 넘게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과열 구간 진입 여부와 수급 균형 회복 속도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미국 생물보안법에 따른 공급망 재편 수혜와 5공장 가동, ADC 생산 본격화 등 구조적 성장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증권가는 주가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심리적 저항선이던 165만 원대가 지지선으로 전환되는지 여부와 전고점 돌파 후 200만 원 안착 가능성이 향후 방향성을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다만 투자자는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와 환율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지표상 과매수 신호가 강화될 경우 변동 폭이 커질 수 있고, 강달러 효과가 실적을 떠받친 만큼 향후 환율 하락 전환 시 이익 추정치가 조정될 여지도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과 환율 흐름, 바이오 CDMO 수주 추이를 가늠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