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책 속에서 웃음꽃이 피었다”…종로구 정독도서관의 온 가족 책 잔치 열풍

이예림 기자
입력

요즘 책을 손에 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전에는 조용한 도서관이 일상과 거리가 멀다 여겨졌지만, 이제는 가족 모두가 책과 함께하는 축제가 서울의 가을을 물들이는 새로운 일상이 됐다.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의 마당에서는 올해도 ‘온 가족 책 잔치’가 열린다. 책 표지의 색깔만큼 다채로운 웃음소리, 가족들끼리 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이 풍경을 채운다. SNS에는 아이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인증샷들이 쌓이고, “책 읽는 시간만큼 아이와 나 모두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고백하는 부모들도 늘었다.  

책 읽는 가족의 미소부터 북캠핑 체험까지…‘온 가족 책 잔치’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다
책 읽는 가족의 미소부터 북캠핑 체험까지…‘온 가족 책 잔치’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서울특별시교육청, 그리고 정독도서관이 2013년부터 이어온 이 축제는 해마다 시민들의 참여가 꾸준히 늘며 ‘서울을 대표하는 독서문화 잔치’로 자리 잡았다.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지역 서점과 학교 독서동아리까지 한자리에 모여,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북마크 만들기, 방명록 남기기 등 손쉬운 체험부터, 알록달록 태극 스티커와 태극기 변천사 전시, 세계 문화 놀이터, 북캠핑 등 독서의 경계를 넓히는 시도도 두드러진다.  

 

현장을 준비하는 서울특별시교육청 관계자는 “가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시간이 독서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온 가족 책 잔치’의 가장 큰 의미”라고 느꼈다. 

 

행사에 다녀온 부모들은 “책을 읽는 모습 자체도 좋았지만, 함께 무언가를 만들거나 체험하는 시간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직접 쓴 방명록이나, 자신만의 소원 팔찌를 자랑스레 들고 다녔고, 어른들은 오랜만에 잔디밭을 거닐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참가자들이 남긴 온라인 후기는 “책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 알았다”, “이젠 도서관이 가족 소풍의 장소가 됐다”는 새로운 감상을 담아낸다.

 

‘온 가족 책 잔치’는 가족이 함께 걷는 산책길처럼 느슨하고 따뜻하게 독서의 가치를 전한다. 그 안에는 책 너머 서로의 삶을 배우고, 함께 자라는 경험이 담겼다. 작고 사소한 책 한 권, 짧은 대화를 계기로 우리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짐을 마주하게 된다.  

 

지금 ‘온 가족 책 잔치’의 열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올 가을, 책이 연결해 주는 특별한 하루가 우리 곁에 깃들고 있다.

이예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온가족책잔치#정독도서관#서울특별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