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안전균형 파괴 원흉은 미국"…북한, 한미·미일 군사훈련 겨냥 위협 수위 높여
한미와 미국 주도의 역내 군사훈련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 간 군사적 공방이 격돌했다. 북한은 미국이 동맹국들과 진행하는 연합훈련과 전력 배치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는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위협을 자신들의 정조준권 안에 두겠다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월 28일 배포한 논평 지역정세 불안정의 원점을 투영해주는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준동에서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전략적 안정을 엄중히 위협하며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준동이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까지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최근 한미 해상훈련과 미군 전력 전진 배치, 태평양 지역 연합훈련 등을 잇따라 문제 삼으며 미국 책임론을 집중 부각했다.
통신은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습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망동은 지역정세 불안정의 원점이 어디에 있으며 그들이 제창하는 일방적인 현상변경의 행위자가 누구인가를 명백히 투영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스스로 비판해온 일방적 현상 변경의 실제 행위자라는 역공을 편 셈이다.
구체적으로 통신은 한국과 미국이 유도미사일 구축함, 대잠 헬기, 해상초계기 등을 동원해 실시한 해상 대 특수작전 훈련을 거론했다. 이어 미국이 군산과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 전개했던 F16 전투기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로 전진 배치한 조치도 전략적 긴장을 높이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달 괌 근해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 사일런트 샤크와 미 해병대가 대만해협 인근 일본 요나구니섬에 군사 거점을 설치한 사례를 연달아 언급했다. 통신은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을 한데 묶어 "미국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전략적 안전 균형을 파괴하는 원흉이라는 사실은 지역의 자주적인 주권국가들의 인식 속에 이미 절대값으로 보존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나아가 향후 무력 대응 가능성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통신은 "임의의 사태 발전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며 "이미 우리의 안전권에 접근하는 일체의 모든 위협들은 우리의 정조준권 안에 놓이게 되며 필요한 방식으로 관리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움직임을 직접적인 대응 명분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다.
통신은 "미국이 계속적으로 지역나라들을 위협하는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하는 데 맞게 우리도 마땅히 필수적 권리 행사로써 자기의 국권과 국익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수호를 도모함에 더욱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말하는 필수적 권리 행사는 추가 미사일 발사, 전략무기 시험, 군사적 도발을 포괄하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논평에 등장한 지역 나라들, 지역의 자주적인 주권국가들은 북한과 중국을 함께 지칭하는 표현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대상이 중국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이번 논평을 통해 북중이 역내 안보 구도에서 한 축을 형성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또한 사일런트 샤크 훈련과 요나구니 미 해병대 기지 설치를 동시에 거론한 대목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대북 억지뿐 아니라 대중 견제를 강화하는 흐름에 맞춰 작동하고 있다는 북한의 인식을 보여준다. 북한은 이를 역내 유사사태 대비 구도 속 자신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행보로 규정하며, 향후 북중 안보 협력 명분을 확장하는 논리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군과 정부는 북한의 구체적인 군사 행동에 대한 공식 입장을 즉각 내놓지 않았으나, 한미는 이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와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지속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한미 연합훈련과 전력 전개는 이어질 전망이고, 북한의 거친 수사와 추가 무력시위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외교안보 당국은 북중이 안보 이해관계를 내세우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향후 열릴 한미 고위급 협의와 한미일 안보대화를 통해 역내 안보 환경 변화를 점검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계속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