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없는 질주”…김재호, 7언더파 완벽 라운드→데뷔 첫 우승 청신호
초여름 오후, 강남300 컨트리클럽의 페어웨이 위로 김재호의 침착한 루틴이 이어졌다. 데뷔 18년 차의 노련함과 부드러운 미소,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완성한 집중력은 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달궜다. 단단함과 차분함이 공존한 그의 라운드는 마침내 우승을 향한 오랜 기다림에 새로운 희망을 더했다.
28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1라운드에서 김재호는 1타도 잃지 않은 7언더파 63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날 그는 10번 홀에서 출발한 뒤, 전반부부터 안정적인 티샷과 섬세한 아이언 샷을 선보이며 점차 타수를 줄였다. 마지막 9번 홀(파5) 이글 퍼트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최종 버디로 만족감을 더했다.

김재호는 “요즘 티샷이 왼쪽으로 휘는 경향이 있었기에, 전략적으로 페어웨이 오른쪽을 공략한 것이 성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뭘 해도 되는 날이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현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프로 생활 204회째 대회에서 아직 우승이 없던 그였기에, 이날의 플레이엔 굳은 각오가 묻어났다.
지난해 입은 팔꿈치 골절의 기억 역시 이날 그의 집중력에 힘을 보탰다. 김재호는 “치료에 전념하면서 선수 생활 중 누적됐던 부상까지 회복하게 됐다”는 담담한 고백을 전했다. 코스 전략에 대해선 “왼쪽 OB가 많은 코스여서 오히려 나에게 잘 맞았다”면서, “내일도 오늘처럼 머리를 비우고 경기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쏠렸다. 박상현, 이정환, 이태훈이 1타 차 공동 2위(6언더파)로 선두 추격 대열에 합류했으며, 3연속 우승에 도전 중인 옥태훈은 4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이동민은 2언더, 허인회는 3오버로 각각 경기를 마감해 각기 다른 희비를 남겼다.
갤러리들의 박수와 동료들의 응원이 교차하는 페어웨이 끝에서, 김재호의 두 손엔 오랜 시간 품어온 우승에 대한 염원이 담겼다.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2라운드는 29일 같은 곳에서 이어지며, 김재호가 선두의 무게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