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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일본시장 두드린다…KOSA·메가존, 동반진출 교두보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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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운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일본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KOSA와 메가존클라우드는 일본 도쿄에서 현지 대형 수요기업과의 비즈니스 밋업을 열고, 13개 유망 AI·SW 기업의 시장 검증과 파트너십 발굴을 지원했다. 제조, 금융, 플랫폼 등 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은 일본에서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하려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체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을 한일 디지털 협력 경쟁의 분수령으로 바라보고 있다.

 

KOSA와 메가존클라우드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국내 AI·SW 기업 13개사를 대상으로 일본 시장 진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업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추진하는 동반진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메가존클라우드가 주관하고 KOSA가 수행기관을 맡았다. 양 기관은 메가존클라우드가 보유한 글로벌 클라우드 파트너십과 현지 인프라, 네트워크를 활용해 참가사의 일본 비즈니스 접점을 단기간에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는 일본 시스템통합 대기업과 대형 금융그룹 등 디지털 전환의 핵심 수요처를 한 자리에 모은 비즈니스 밋업 형태로 진행됐다. 단순 홍보나 설명회 수준을 넘어 각 기업의 서비스 구조, 클라우드 아키텍처, 보안 요건 등 기술 세부사항을 놓고 실무 협의에 가까운 미팅이 다수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 특성에 맞춰, 예측 정비, 데이터 분석 자동화, 업무 효율화 등 구체적인 적용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참가 기업은 마키나락스, 비아이매트릭스, 사이오닉에이아이, 스캐터엑스, 스플랩 우모, 에코피스, 엑스큐어넷, 오픈서베이, 와탭랩스, 코리아퍼스텍, 크라우드웍스, 크로스허브, 피아스페이스 등 13개사다. 이들은 제조 AI, 데이터 분석, 모니터링, 보안, 리서치,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생성형 AI 등 최신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일본 현지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KOSA와 메가존클라우드는 단발성 로드쇼가 아닌 단계별 진출 패키지를 표방했다. 선정 기업에는 기술고도화 컨설팅, 해외 실증 프로젝트 수행 PoC, NDA 체결 지원, 일본 현지 법인 설립 자문, 홍보 및 마케팅, 후속 네트워킹 밋업, 현지 기업 대상 투자 연계 등 전 과정을 포괄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특히 PoC와 NDA는 실제 도입 검토 단계에서 필수 관문으로, 참가 기업이 일본 수요기업과 구체적인 파일럿을 설계하고 규제와 보안 요건을 사전 점검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일본 시장 진출에서 항상 과제로 지적돼 온 신뢰와 레퍼런스 확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일본 SI 대기업과 금융그룹을 우선 접점으로 삼아, 레거시 시스템과 클라우드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통합 제안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제조 현장의 설비 데이터 분석, 금융 리스크 예측, 고객 행동 분석, 콜센터 자동화 등 디지털 전환의 세부 수요와 참가사 솔루션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볼 때 일본은 여전히 대형 IT 예산과 안정적 장기 계약이 가능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도입 검증 절차가 보수적이고 현지 파트너 의존도가 높아, 국내 기업이 단독으로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편이다. 메가존클라우드가 구축해온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 현지 영업 조직, 글로벌 벤더와의 협력망이 이번 프로그램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 셈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와 SaaS 기업의 현지 밋업 프로그램이 일반화된 만큼, 한국도 유사한 동반진출 모델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규제 측면에서는 일본의 개인정보 보호법, 금융 개인정보 처리 규제, 제조 데이터의 해외 이전 가이드라인 등도 진출 전략에 변수로 작용한다. 참가 기업들은 메가존클라우드와 KOSA의 자문을 바탕으로 데이터 저장 위치, 암호화 정책, 접근 통제 설계 등 컴플라이언스 요건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의료나 공공 분야로 확장할 경우 일본 내 의료정보 보호 규제, 행정 정보 시스템 요구사항 등 추가적인 제도 검토도 필요해질 전망이다.

 

서성일 KOSA 상근부회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대기업의 부서별 담당자와 심층 밋업을 진행하며 현지 수요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참가 기업 규모를 확대하고 일본 외 아시아 주요 거점으로 지원 지역을 넓혀, 국내 AI와 소프트웨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동반진출 모델이 단발성 행사를 넘어 실제 수주와 레퍼런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한일 간 디지털 협력 구조 재편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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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a#메가존클라우드#일본시장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