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다소 진정”…미국 소비자심리 5개월 만에 반등, 경기 전망은 개선
현지시각 기준 5일, 미국(USA) 미시간대학교에서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5개월 만에 반등하며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에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지표는 물가 상승과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떻게 조정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향후 소비와 성장 흐름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시각 5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53.3으로 집계돼 11월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선행 지표로, 올해 들어 5∼7월을 제외한 대부분 달에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미시간대는 그동안 소비자심리가 위축된 배경으로 물가와 고용에 대한 불안,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목해왔다.

세부 지표에서는 현재 경기에 대한 인식과 미래 전망이 엇갈렸다. 현재 경제 여건 지수는 11월 51.1에서 12월 50.7로 0.4포인트 하락해 실질적인 경기 체감은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같은 기간 51.0에서 55.0으로 4.0포인트 뛰며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조사 책임자인 조안 슈 미시간대 소비자설문조사 디렉터는 “현재 경제 여건에 대한 평가는 거의 변함이 없었지만, 개인 재무상황에 대한 기대가 좋아지면서 기대지수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슈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재무 여건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전체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관세 정책이 물가와 고용에 미칠 부정적 파장에 대한 시각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시간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리고, 기업 비용 부담 확대를 통해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걱정이 최근까지 소비자심리를 제약해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12월 조사에서 이러한 우려가 다소 진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와 경제 심리가 완만하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물가에 대한 단기·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모두 낮아진 점은 미국 경제를 지켜보는 국제사회에도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예상하는 인플레이션율은 4.1%로, 11월보다 0.4%포인트 떨어져 올해 1월 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5년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3.2%로 집계돼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올해 1월과 같은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내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지만 정점 우려는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는 소비자 인식을 반영한다.
주요국 중앙은행과 국제 금융시장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를 미국 내 민간 수요와 물가 기대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주시해왔다. 최근까지 물가 상승세와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국 소비의 둔화가 세계 교역과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이번 지표는 미국 가계가 중장기적으로 재무상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는 단서를 제공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글로벌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현재 경제 여건 지수가 소폭 하락한 점에서 보듯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실물 경기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임금 상승과 고용 여건, 실질 구매력 회복 속도에 따라 소비심리 개선세가 이어질지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관세 정책의 향방과 국제 공급망 재편,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외부 변수 역시 미국과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남아 있다.
미시간대는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 완화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맞물리면서 소비자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와 소득에 대한 인식 변화가 향후 글로벌 경기와 교역, 금융시장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지표가 향후 국제 관계와 세계 경제 구도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