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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국헌신 잊지 않겠다”…연평도 포격전 15주년, 해병대 전승 기념식 거행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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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전 15주년을 맞아 해병대와 유가족, 정부가 한자리에 모였다. 북한의 기습 포격과 대응 사격이 맞부딪친 연평도 포격전은 어느새 한 세대를 넘어서는 안보 현안으로 자리 잡았고, 전사자 추모와 함께 안보의식을 되새기려는 움직임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해병대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15주년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추모 및 전승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유가족을 비롯해 참전 장병,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일석 해병대사령관 등 참석자들의 합동 참배로 시작됐다.

행사 주제는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로 정해졌다. 포격전 당시 병기병으로 복무하며 전투에 참여했던 예비역 해병 병장 이한 씨가 회고사를 통해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또한 추모 공연 영웅의 노래 합창 중에는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한 전사자의 영상이 상영돼 유가족과 참석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은 기념사에서 참전 장병들의 희생을 기렸다. 그는 해병대는 참전 영웅들이 보여준 위국헌신 군인 본분의 정신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호국충성 해병대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연평도 포격전의 기억을 계승하는 것이 서북 도서 방위 태세 강화와도 직결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해병대는 17일부터 23일까지를 연평도포격전 상기 기간으로 정해 전 부대 차원의 추모와 교육을 병행했다. 특히 해병대 2사단 포병여단 장병들은 포격전이 일어난 날짜에 맞춰 헌혈증 1123장을 모아 지난 18일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전달했다. 장병들은 헌혈을 통해 전우의 희생을 기리면서 생명 나눔 실천에도 나선 셈이다.

 

이와 함께 부대별 지휘관 특별정신교육, 사이버 추모관 운영, 서북도서부대 상황조치 훈련, 행군 및 결의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병행됐다. 해병대는 이러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연평도 포격전의 교훈을 부대 전투의지와 실질적인 대비 태세 강화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군의 기습 포격으로 시작됐다. 당시 연평부대는 연평도 서남방을 향한 일상적인 사격훈련을 진행 중이었고, 북한의 포탄이 연평도 일대에 떨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해병대 연평부대 장병들은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에 나섰고, 연평부대 포7중대는 포격 개시 후 단 13분 만에 초탄을 발사하며 대응 사격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서정우 하사는 마지막 휴가를 떠나기 위해 선착장에 나갔다가 부대로 복귀하던 중 포격에 희생됐고, 문광욱 일병은 연평부대 전입 한 달 남짓 만에 전투 준비 임무 수행 중 전사했다. 해병대 장병들은 교전 상황 속에서도 연평도 주민 보호를 위해 포격 현장을 오가며 대피를 돕고 화재를 진압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연평도 포격전은 한동안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불려 왔으나, 2021년 국방부가 공식 명칭을 연평도 포격전으로 변경했다. 군은 당시 전투가 일방적인 피해 사건을 넘어 실질적인 교전과 대응 사격이 벌어진 전투였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이번 전승 기념행사를 계기로 서북도서 방위 태세와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군 당국은 연평도 포격전의 희생과 교훈을 토대로 서해 최전선에서의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유사 상황 재발 시 신속 대응 체계를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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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연평도포격전#안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