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뇌사 장기기증이 만든 기적”…시각장애 5남매 아빠의 숭고한 결단, 생명나눔 울림
IT/바이오

“뇌사 장기기증이 만든 기적”…시각장애 5남매 아빠의 숭고한 결단, 생명나눔 울림

이준서 기자
입력

뇌사 장기기증이 중증 질환 의료 현장과 생명윤리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40대 시각장애인이 동료를 구하려다 의식을 잃은 뒤, 장기 기증을 통해 3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안긴 사례가 주목받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월 14일 인하대학교병원에서 이용호(48)씨가 간장과 양측 신장을 기증하며 생명나눔의 숭고한 가치를 실천했다고 11일 밝혔다.  

생명나눔은 고도의 의료기술과 엄격한 생명윤리 기준을 바탕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번 기증에 사용된 간장과 신장은 뇌사 상태 환자의 장기라 빠른 조직 적출과 정밀 이식 과정이 필수다. 주요 대학병원 이식센터는 면역거부반응 최소화와 수혜자 매칭 고도화를 위해 AI 기반 매칭 알고리즘, 고성능 혈액·유전자 검사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의료진은 “뇌사 기증 시 장기 기능 보존 기간이 제한적”이라며 신속한 수술 프로토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기 기증은 만성 신부전, 간부전 등 난치질환 환자의 유일한 ‘현실적 치료 해법’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기준 국내 뇌사 기증자 1명당 평균 3명 이상의 생명을 살릴 수 있으며, 보험‧공공의료 지원 확대 등 제도적 뒷받침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사례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시각장애인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생명나눔에 나섬으로써 헌신적 실천의 의미도 크다.  

장기이식 수요는 매년 증가하지만, OECD 기준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증자 부족이 심각하다. 미국, 스페인 등 해외에서는 ‘생의 마지막 나눔 문화’와 이식 대기자 중심 데이터베이스 통합 관리로 높은 이식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와 학계는 국내 기증자 확충을 위해 인식 개선, 기증의사 등록 절차 간소화, 국가 차원 지원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도 유가족 심리·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증 이후 사회적 책임 이행에 힘쓴다. 기증 이후에는 장기 이식 수혜자와의 소통, 추모 행사, 재활 심리지원 등 연속된 관리체계를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증자 경험을 확산하는 일은 기술 발전만큼 중요한 제도적 과제”라며 “장기기증은 IT·바이오 융합의 궁극적 목적이 ‘생명 연장과 인간 존엄’임을 되새기게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향후 기증 인프라 고도화, 국가 데이터 관리 강화, 의료기술 신뢰성 확보부문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미래 의료 패러다임이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재편되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이준서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용호#뇌사장기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