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삼부토건 주가조작 키맨 이기훈 체포”…특검, 김건희 연관성 규명 주목
정치

“삼부토건 주가조작 키맨 이기훈 체포”…특검, 김건희 연관성 규명 주목

오예린 기자
입력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싼 수사전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도주 55일만에 체포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주요 기획자로 지목된 가운데,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 규명이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검찰과 특검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9월 10일 오후 6시 14분경,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이기훈 부회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불출석한 뒤 잠적했던 이 부회장은 체포영장에 의해 압송,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기훈 부회장은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삼부토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워 수백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삼부토건 측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알리며 주가 부양에 나섰다는 의혹이 일었다. 실제로 2023년 5월 삼부토건 주가는 1천원대에서 단 두 달 만에 5천500원까지 폭등했다.

 

앞서 특검팀은 7월 14일 이기훈 부회장과 함께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가능성을 들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영장은 발부했으나, 조성옥 전 회장은 혐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현재 두 사람은 재판에 넘겨졌으며, 조성옥 전 회장은 추가 수사를 받고 있다.

 

이기훈 부회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기획자이자 주범으로 의심받지만 그간 도주와 밀항설 속에 검거에 실패해왔다. 이에 특검은 국가수사본부에 긴급 공개수배를 요청하고, 피의자 사진과 혐의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결국 55일 만에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특검 수사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됐다.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을 상대로 집중 조사한 뒤, 법원에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진술 여부에 따라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김건희 여사의 연관성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주가 급등 직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이종호 전 대표는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했던 인물로도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특검팀이 뚜렷한 연결고리를 확보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이미 기소된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공소장에도 김건희 여사는 언급되지 않는다.

 

한편,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이 경영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모두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명분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준 뒤, 실제로 약 400억원 규모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 체포로 특검 수사에 결정적 전기가 마련됐다”는 반응과 함께,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의 실체 규명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거쳐 추가 소환 및 신병처리 여부 등 수사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기훈#김건희#삼부토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