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TH 팔지 않고 100만달러 대출”…코인베이스, 이더리움 온체인 대출 확대에 기대와 경고 교차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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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2일, 미국(USA)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하는 온체인 대출 서비스를 확대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 확대 기대와 함께 리스크 논쟁이 동시에 번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대출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팽창하는 가운데, 전통금융과 탈중앙금융 간 연결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도는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가 코인베이스의 새 서비스와 가격 전망을 집중 조명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기존 비트코인(BTC)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 이더리움 보유자에게도 ETH를 매도하지 않고 최대 1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 USDC를 빌려주는 온체인 대출 옵션을 도입했다. 코인베이스는 장기 보유자가 주택 중도금, 부채 조정 등 실물 경제 자금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보유 자산 매각을 피함으로써 과세 이벤트 발생을 줄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코인베이스의 ETH 담보 대출 확대에 유동성 기대감
이더리움, 코인베이스의 ETH 담보 대출 확대에 유동성 기대감

코인베이스는 이미 BTC 담보 대출을 통해 약 1만6천 명 수준의 고객에게 12억7천만 달러 규모를 대출하고, 13억8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담보로 취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이러한 비트코인 사례가 이더리움에도 복제될 경우, 기관투자가가 대차대조표 상에서 ETH를 담보 자산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전문 분석사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 자료를 인용해, 암호화폐 담보 대출 잔액이 2025년 3분기 73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투자자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가격 전망과 관련해 외신은 이더리움이 최근 조정 구간에서도 기술적 반전 신호를 보인다고 전했다. 헤드앤숄더 패턴 형성 가능성을 거론하며, 넥라인을 약 5,500달러대로 제시했다. 상대강도지수(RSI)가 30선에 근접해 매도 압력이 소진 국면에 있고, 이동평균수렴·발산(MACD) 지표도 약세 압력이 완화되는 초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매체는 패턴이 완성될 경우 과거 고점을 상회할 수 있고, 코인베이스의 담보 서비스가 기관 수요를 자극할 경우 장기적으로 1만 달러대까지 상승 여지가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기술적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실제 가격 형성에 중요한 외부 변수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패턴 기반 가격 예측은 유동성 환경, 글로벌 금리, 위험자산 선호 변화 등 거시 변수에 따라 손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외신은 100%에서 최대 365%까지의 상승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단정적인 어조로 제시해, 시장 참여자가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더리움 현물 ETF 자금 유입, 기관 매입 추세, 각국 규제 리스크 같은 핵심 수급 요인은 보도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온체인 담보 대출 확대가 전통금융과 디파이 간 연결성을 높여 유동성 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는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 장기 보유자가 포지션을 유지한 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기관투자가는 재무제표 상에서 디지털 자산을 담보 자산으로 활용하는 선택지가 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담보 대출이 점차 구조화 금융 상품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암호화폐 담보 대출 구조에는 가격 급락 시 강제 청산 위험이 내재해 있다.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자동 청산이 촉발돼, 시장 하락기에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외신 보도는 유동성 확대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을 대규모로 담보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와 상호 연계 청산 가능성은 충분히 짚지 않았다. 미국(USA)과 유럽(EU) 규제 당국이 레버리지와 대출 상품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점을 감안하면, 향후 규제 강화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국제 여론과 주요 매체 보도에서는 코인베이스의 시도를 디지털 자산 시장 성숙 과정의 한 단계로 평가하는 시각과,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잠재 리스크를 경고하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 경제 매체는 온체인 담보 대출이 암호화폐를 단순 투기 자산에서 담보·결제 인프라로 확장하는 신호라고 해석하며, 전통 자산과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일부 분석은 레버리지 확대가 2022년 테라·FTX 사태에서 확인된 것처럼 급락 국면의 충격을 키울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세 가지 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첫째, 736억 달러 수준까지 커진 온체인 대출 시장이 중장기적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여부다. 둘째, 기관투자가의 대차대조표에 이더리움이 본격적으로 편입돼 담보나 유동성 수단으로 활용되는지가 관건이다. 셋째, 미국(USA)과 유럽(EU)을 비롯한 주요국 규제 환경이 암호화폐 대출 상품에 대해 어느 수준의 감독과 자본 규제를 적용할지에 따라 서비스 확장 속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기술적 반전 신호가 포착되더라도 ETF 자금 흐름, 스테이킹 구조 변화, 매크로 변동성이 가격 경로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이더리움과 온체인 대출 시장의 향후 궤적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번 서비스 확대가 디지털 자산 금융의 안정성과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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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이더리움#갤럭시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