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날리 결승포 폭발”…이탈리아, 막판 기적→이스라엘전 5-4 대역전극
비 내리던 경기장이 조용히 숨을 죽인 가운데, 극적인 순간은 후반 추가시간에 만들어졌다. 모두가 지쳐있던 그 순간, 산드로 토날리가 페널티아크에서 내지른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자, 이탈리아 벤치와 관중석은 복잡한 환호와 안도의 숨소리로 뒤섞였다. 누군가는 자책골의 아쉬움을, 누군가는 극적인 승리의 전율을 품고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이탈리아는 9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I조 4차전에서 이스라엘을 5-4로 눌렀다. FIFA 랭킹 9위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이날 이탈리아는 자책골 2개를 포함해 4실점을 허용하면서도 끝끝내 승점 3을 지켰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전반 16분, 마누엘 로카텔리의 자책골로 이탈리아가 먼저 끌려갔으나, 전반 40분 모이스 킨이 동점골로 응수하며 균형을 맞췄다. 후반 7분 이스라엘의 도르 페레츠가 추가골을 넣었으나, 2분 뒤 다시 한 번 킨이 멀티골을 기록해 2-2의 팽팽한 기세를 이어갔다.
이탈리아는 후반 13분 마테오 폴리타노, 36분 자코모 라스파도리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4-2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종료 5분을 남기고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43분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의 자책골, 바로 이어진 후반 44분 페레츠의 헤더가 연달아 골망을 가르면서 순식간에 4-4 동점이 됐다.
패색이 짙어지던 순간, 마지막 희망은 토날리의 발목에 달려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내지른 중거리 슈팅이 결정적 결승골이 됐고, 이탈리아는 끝내 이스라엘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이날 이탈리아는 킨의 멀티골과 토날리의 극적인 결승포, 그리고 허술한 수비 속에서도 조별리그 순위 경쟁을 이어갈 승점 3을 챙겼다.
이번 경기에서 불거진 두 번의 자책골과 팀 전체의 수비 불안은 이탈리아가 짚고 넘어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모이스 킨의 연속골, 토날리의 클러치 결승골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기세와 집중력 저하 속 자주 흔들린 수비가 조별리그 이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중들은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교차하는 함성과 박수로 그라운드를 채웠다. 끝내 고개를 들 수 있었던 건,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팀의 땀이었다. 이탈리아는 다음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