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멀티히트 흐름”…이정후, 시즌 30번째 달성→0.269 도약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다시 한 번 이정후의 방망이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는 이들의 시선을 따라 타구의 속도가 번뜩였고, 연달아 터진 안타는 그라운드의 공기를 뜨겁게 채웠다. 4타수 2안타로 기록된 이정후의 시즌 30번째 멀티 히트 행진이 샌프란시스코의 승리 집념과 맞물리며, 4경기 연속 안타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7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3 끝내기 역전패를 허용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정후는 이날 선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서 4타수 2안타를 생산하며 최근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이어갔다. 1회 첫 타석에서 시속 159㎞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2루수 실책으로 공식 안타는 되지 못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시속 129㎞ 너클 커브를 유격수 옆으로 밀어 타구 속도 153㎞의 좌전 안타를 뽑아내,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계속했다.

5회에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8회 초 선두타자 타석에서 카일 레이히의 초구 슬라이더(146㎞)를 우중간에 적중시키며 생애 30번째 멀티 히트 기록도 달성했다. 이 활약에 따라 시즌 타율은 0.267에서 0.269(502타수 135안타)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3일 콜로라도전부터 이어진 타격 감각이 시즌 후반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경기 후반 흐름은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0으로 앞선 9회말, 세인트루이스의 무서운 추격에 직면했다. 토머스 서제이시가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곧이어 조던 워커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2-3 역전패가 확정됐다. 이 패배로 샌프란시스코의 5연승 행진이 멈췄다.
통계상 의미 있는 장면도 있었다.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탈삼진 6개를 추가하며 명투를 펼쳤다. 이로써 벌랜더는 메이저리그 통산 3,536탈삼진 기록으로 단독 8위에 올랐다. 승리와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노련미가 빛난 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연패 탈출과 순위 반등을 염두에 두고 마지막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마지막까지 이정후의 타구를 응원했고, 그 함성은 시즌 내내 샌프란시스코의 도전과 희망을 지탱하는 힘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