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구 수입품에 25% 관세 단행”…미국, 이케아 현지 생산 확대 움직임에 촉각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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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6일, 미국(USA)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가구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유럽 가구 기업 ‘이케아(IKEA)’가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EU 간 무역 협상과 업계 전략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현지생산 강화가 점차 중요해지는 맥락에서 관세 정책이 어떠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부는 10월 14일부터 소파, 화장대 등 천을 씌운 가구와 주방 찬장 등 주요 수입 가구에 25% 관세를 매겼으며, 가공 목재에도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했다. 이로써 미국 가구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들은 생산·조달 전략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케아가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현지 생산 비율은 15%에 불과해 유럽(75%), 아시아(80%)와 큰 격차를 보여 왔다.

미, 가구 수입품에 25% 관세…‘이케아’ 미국 내 생산 확대
미, 가구 수입품에 25% 관세…‘이케아’ 미국 내 생산 확대

이케아는 작년 미국 시장에서 55억 달러(약 7조8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터 이케아의 욘 아브라함손 링 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사업 확장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원자재·부품 접근성과 생산 역량 확보를 중장기 과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대부분의 미국 판매 제품을 유럽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미·EU 간 최근 관세 협상으로 일부 품목에는 15% 관세만 적용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미국과 EU는 상호 수출 제품 대상 15% 관세율에 합의했다. 이케아 매장 운영을 맡고 있는 잉카그룹의 예스페르 브로딘 CEO도 “2023년 미국 내 신규 매장과 생산시설에 22억 달러(약 3조1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북미 공급망과 물류 네트워크, 고객 접점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는 가구 산업 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투자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지 생산 역량 강화는 생산비 상승을 보완하는 동시에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물류 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케아뿐만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가구 브랜드들이 북미 내 생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도 미국 관세 부과가 글로벌 가구 업계에 중장기적인 공급망 개편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 생산 확대가 단순한 대응책을 넘어 미국 내 소비시장 공략의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보호무역 기조가 맞물리면서 대기업의 투자 결정이 갈수록 현지화에 무게를 둘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이 세계 가구 산업 구조에도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기업의 투자와 생산 거점 전략에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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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케아#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