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초가을, 산책과 양떼가 있는 하루”…칠곡에서 느끼는 자연과 쉼의 조화
요즘처럼 습한 날씨에도 여행지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전엔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조금의 후텁지근함도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여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일상이 됐다.
실제로 경상북도 칠곡은 이른 아침에도 산책을 즐기는 이들, 동물과 교감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 그리고 고요한 산사에서 명상하는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가산과 팔공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곳의 산책로와 목가적인 풍경이 SNS에서 꾸준히 인증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이 같은 풍경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자연을 벗 삼아 가까운 여행지를 찾는 국내 트렌드가 뚜렷하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조금 느리고, 덜 꾸며진 곳에서 오히려 마음의 균형을 찾는다”는 여행자들의 후기가 이어진다.
가산수피아의 넓은 산책로와 곳곳에 마련된 체험 공간, 칠곡양떼목장에서의 동물 먹이주기, 송림사에서 만나는 천 년 역사는 이 지역만의 매력을 증명한다. 한 산책객은 “가족과 산책도 하고, 아이들과 양떼를 가까이서 만지며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고백했다. 특히 송림사를 찾은 방문객들은 “고요한 분위기에서 천년 전의 시간을 상상하며 잠시 모든 생각을 내려놓았다”고 소감을 남겼다.
현지 관광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야외 체험과 자연 속 소규모 여행이 더욱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며 “칠곡처럼 자연‧역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보내는 하루가 삶의 피로를 덜어주는 트렌드”라고 느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양떼목장에서 아이가 양에게 먹이를 주더니 자기 손이 풀냄새에 물든다고 웃었다”, “송림사 오층전탑 앞에 서 있으면 나도 모르게 조용해진다”며 일상에서 경험하기 힘든 풍경을 공유했다.
작고 평범한 시골 여행이지만, 그 안엔 우리 각자의 쉼과 경험, 몰랐던 자기 마음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변화가 담겨 있다. 자연과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칠곡의 하루는 그만큼 일상을 새로이 바라보게 해주는 작은 이정표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