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쌀밥에 불꽃 춤춘 밤”…김제지평선축제는 세대 잇는 자연의 잔치
요즘 김제 벽골제 일대는 가을이 오면 특별해진다. 예전엔 쌀밥 한 그릇도 귀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온 가족이 들녘에 모여 직접 밥을 짓고, 풍년을 비는 줄다리기와 장대한 농악이 하루를 채운다. 소박한 농촌의 일상이, 세대를 잇는 축제의 한 장면으로 기억되는 계절이다.
축제장 곳곳엔 대지 위를 가로지르는 짚라인과 직접 쌀밥을 짓는 체험을 즐기는 이들로 붐빈다. SNS에서는 “가마솥 밥 냄새 맡으며 메뚜기 잡았어요”라거나 “아이와 벼 베기에 도전했다”는 인증이 쏟아진다. 특히 올해는 전국 최고의 농악 경연대회, 벽골제 전설 쌍용놀이, 교월동 풍년기원 입석줄다리기 등이 더해져 오랜 전통과 들판의 흥이 살아난다는 평이 많다.

이런 변화는 축제의 참여층에서도 드러난다. 전통 농경문화를 주제로 하는 김제지평선축제는 매년 가족 단위 방문객이 부쩍 늘며, 각종 체험 부스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세대가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에도 축제기간 동안 연인원 30만 명 이상이 찾으며, 지역 농가와 식당 매출도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김제지평선축제의 본질은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세대를 넘나드는 참여와 교감에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 스태프 한용진 씨는 “벽골제 전설을 아이들이 직접 연기할 때, 진짜 전통이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는 실감을 얻는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부모님 손잡고 논밭 체험하고 상품도 받았다”, “직거래 장터에서 산 고구마, 어릴 적 고향 생각났다”며, 축제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가족 간 추억과 세대 간 대화의 도구가 되고 있음을 알린다. 한편에선 “파이널 불꽃쇼를 함께 보며 같은 시간을 공유했다”는 경험담도 꾸준하다.
작고 소박한 김제 들녘에서 모인 사람들은 자연과 전통, 도시와 농촌, 아이와 어른이 한데 어우러지는 경험을 했다. 김제지평선축제는 단지 가을의 지역 축제를 넘어, 일상의 리듬을 잠시 바꾸고 우리가 놓쳤던 소중한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풍경과 흙 내음, 사람이 함께 어우러질 때 진짜 삶의 의미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