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저가형 모델 공개에도 실망”…테슬라, 주가 급락세에 전기차 시장 혼조 전망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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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일, 미국(USA) 뉴욕에서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저가형 ‘모델Y’와 ‘모델3’ 스탠더드(기본형) 버전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친 신차 구성과 감가 효과 감소로 인해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4.45% 하락, 433.09달러로 마감했다. 이번 발표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논란과 판매 부진 속 점유율 회복을 노린 조치로 평가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도 심상치 않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델Y’ 스탠더드 가격을 3만9,990달러, ‘모델3’ 스탠더드를 3만6,990달러로 각각 공개했다. 각각 기존 롱레인지(RWD) 모델보다 5,000~5,500달러 저렴하게 책정됐다. 하지만 주행거리와 편의 사양에서 일부 제한이 있었다. ‘모델Y’ 스탠더드는 주행거리가 321마일(516km)로 축소됐고, 뒷좌석 터치스크린과 가죽 시트, 스피커 수도 줄었다. ‘모델3’ 역시 옵션 축소가 적용됐다. 테슬라 관계자는 “판매 감소와 불매운동 여파로 가격 인하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테슬라’ 저가형 모델Y·모델3 발표…주가 4.45% 하락 마감
‘테슬라’ 저가형 모델Y·모델3 발표…주가 4.45% 하락 마감

이번 가격 인하에 대한 시장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전날 테슬라는 신제품 티저 이미지를 공식 SNS에 선보이며 주가가 5% 급등했으나, 저가형 모델이 단순 변형에 그치자 투자심리는 오히려 빠르게 식었다. 자동차 전문지 일렉트렉(Electrek)은 ‘모델Y’ 가격이 약 10% 내렸다고 평가했지만, 세액공제 혜택(최대 7,500달러)이 지난달 종료돼 실제 체감가는 이전 대비 제한적이다. 일론 머스크는 “세제 지원이 이어지면 차량 가격이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감세 효과 불발로 인하 효과가 반감됐다.

 

미국(USA) 자동차 전문사이트 에드먼즈(Edmunds)의 분석가 아이번 드루리는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내놓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기존 모델의 단순 파생형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드루리는 “이 정도 변화로는 판매 회복이 쉽지 않고, 시장 불확실성도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증시에서는 이날 테슬라가 전일 급등했던 주가를 대부분 반납했고, 투자심리 역시 당분간 관망세가 우세할 전망이다.

 

주요 외신들도 시장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일렉트렉과 블룸버그는 “단순 할인과 일부 옵션 축소 이상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가격경쟁이 중국(China)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 사이의 시장 재편 신호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이번 테슬라의 행보가 단기적 점유율 방어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전기차 시장 내 변화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테슬라의 신모델 효과, 미국 정부 보조 정책,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수요 전환과 경쟁구도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신차 전략이 전기차 업계 구조조정에 중대한 기점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전기차 시장 전반의 가격 경쟁과 투자 흐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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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모델y#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