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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더 아픈 허리통증”…척추후관절증후군 주목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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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초겨울에는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쉽게 굳어지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다. 많은 이들이 허리통증을 곧바로 허리디스크로 단정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척추 뒤쪽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척추후관절증후군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척추 구조와 신경 손상 여부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두 질환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에 따르면 척추후관절은 척추 뒤쪽 양측에 위치한 작은 관절로, 척추의 굽힘과 회전 각도를 조절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거나 반복적인 미세 충격이 누적되면 염증이 발생해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척추후관절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주된 원인으로는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 유지, 노화로 인한 관절 구조 변화 등이 꼽힌다.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 하강으로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면서 관절 주변 지지력이 떨어지고, 후관절에 전달되는 하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통증 악화로 이어지기 쉽다. 냉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미세 염증 반응이 지속·만성화될 위험도 높아진다.  

 

허리디스크와 척추후관절증후군은 통증 양상과 유발 자세에서 차이를 보인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 추간판의 섬유륜이 손상되면서 내부 수핵이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디스크 탈출이 진행되면 신경 자극으로 인해 엉덩이와 다리,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하지 방사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척추후관절증후군은 후관절 자체에 염증과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관절염성 질환이다. 목이나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도드라지며,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함과 통증이 느껴지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점차 완화되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신경 압박 정도가 적어 허리디스크와 달리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은 거의 없고, 잠자리에서 몸을 돌리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허리 국소 부위에 통증이 집중된다면 후관절 병변을 의심할 수 있다.  

 

피용훈 수원나누리병원 척추센터원장은 신경 손상 여부와 불안정성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신경외과 전문의 진단을 통해 척추후관절증후군을 확인·치료해야 하며, 통증을 방치할 경우 척추 배열이 틀어지고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척추불안정증이나 척추관협착증이 동반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개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전략은 비수술적 보존 치료가 기본 축을 이룬다. 초기에 통증과 염증을 줄이기 위한 약물치료와, 근육 경직 완화를 위한 물리치료, 관절 주변 근육 균형을 회복하는 도수치료 등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통증이 심하거나 여러 주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크지 않은 경우에는 후관절 주사치료가 선택지로 제시된다.  

 

후관절 주사치료는 영상장비를 활용해 문제가 되는 후관절에 소염제와 국소 마취제를 주입해 염증과 부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바늘이 직접 신경을 건드리지 않도록 경로를 설정하기 때문에 시술 통증이 비교적 적고, 시술 직후에도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없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척추후관절증후군 환자의 상당수는 이러한 비수술적 접근만으로 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  

 

다만 척추불안정증이나 척추관협착증이 동반돼 구조적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 감압이나 고정술 등 수술적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영상 검사를 통한 정밀 평가와 보존적 치료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필수다. 날씨가 추워지는 시기에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손상 위험이 커지는 만큼, 피용훈 원장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낮 시간대에 가벼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등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했다.  

 

외출 시에는 허리와 복부를 중심으로 보온을 강화해 국소 냉기를 줄이는 것이 좋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업무 환경에서는 중간중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후관절과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피 원장은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복부·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코어 운동을 병행하면 척추 안정성을 높여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겨울철 허리통증을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로만 단정할 것이 아니라, 척추후관절증후군을 포함한 다양한 척추 질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산업계와 의료계에서는 향후 영상진단 기술과 디지털 헬스케어가 접목되면 후관절 병변의 조기 발견과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생활 속에서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 중심 관리가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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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후관절증후군#허리디스크#수원나누리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