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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상 협상 분수령”…포스코인터, 알래스카 LNG 사업 진출 본격화
정치

“한미 통상 협상 분수령”…포스코인터, 알래스카 LNG 사업 진출 본격화

윤지안 기자
입력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둘러싼 한미 통상 현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연내 최종 투자결정(FID)을 목표로 속도를 올리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참여 여부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 드라이브와 한국 내 사업성 검토가 맞물리며, 정·재계의 시선이 알래스카로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알래스카주 정부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 항구까지 수송·액화해 아시아 등 수요지로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1천297km에 달하는 송유관과 LNG 액화 터미널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이 동반되며, 초기 약 450억달러(64조원) 자본이 투입될 전망이다. 오랜 진통 끝에 트럼프 행정부 2기 들면서 강력한 의지 아래 재가동된 가운데, 민간 투자사 글렌파른은 올해 안 FID 완료와 2030년 상업 운전을 내걸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수입국들은 한때 소극적이었으나, 미국 정부가 관세 이슈를 연계하면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및 무역수지 균형을 위해 재평가에 나섰다. 한국가스공사는 중동 등 기존 LNG 도입을 미국산으로 일부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 11일 글렌파른과 예비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참여에 가장 앞서 나섰다. 이번 계약은 연간 100만톤의 LNG 20년 공급을 전제로 한 사전구매(오프테이크) 계약 추진과 더불어, 철강재 공급이 포함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룹의 에너지·철강 트레이딩망을 적극 활용, 사업성·수익성을 집중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거론되고 있으며, 포스코이앤씨는 LNG 터미널 구축 경험을 내세워 사업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강관·철강 업계 역시 지름 42인치 강관 등 대규모 파이프라인 수주를 겨냥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 강관 전문업체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수급에 주목하며, 특정 업체 독점보다는 생산량 배분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세아제강 이휘령 부회장은 지난 3월 알래스카 주지사 면담에서 “프로젝트가 현실화한다면 참여할 계획”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SK, 한화, GS 등 그룹사도 에너지 등 전략 사업의 수요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수요처 확보 등 사업 본궤도 진입이 관건이어서 신중하게 상황을 관망 중이다.

 

특히 정부의 대미 투자 패키지 협상 결과와 연계해,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기업의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가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한국은 이미 7월 관세 협상에서 대미 투자 3천500억달러를 약속했으며, 그 중 조선 분야를 뺀 전략 산업 투자처로 에너지 인프라가 포함됐다. 미국이 투자 결정권을 주장하는 만큼,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및 기업의 공동 대응이 요구된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정부 주도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다면 기업의 참여 동기 역시 커질 것”이라며 “투자 수익 배분, 의사결정 과정이 결정적 변수”라고 분석했다.

 

정치권과 업계는 한미 통상 환경 및 에너지 공급망 변화에 따라 이번 사업이 갖는 전략적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와 기업 내부 의사결정이 본격적으로 맞물리면서, 관련 논의는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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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알래스카lng#한미투자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