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만기 앞두고 15억 달러 청산”…비트코인 시장, 변동성 재점화 우려 확산
현지시각 기준 23일, 가상자산 시장이 15억 달러(USD) 규모의 대규모 청산 사태를 겪으며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번 급락은 뚜렷한 촉발 요인 없이 발생했으며, 특히 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을 중심으로 옵션 시장에서 투기성 거래가 집중된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수개월간 거침없이 이어진 투기적 랠리 이후 나타난 조정 국면으로, 단기 강세 포지션에 대한 청산이 잇따르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9% 가까이 급락했다. 비트코인 또한 11만 달러 초반대까지 밀려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옵션 만기 도래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데리빗(Deribit)에 따르면 오는 9월 26일 만기 예정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옵션 규모는 2,300억 달러에 이르며, 옵션 베팅이 한쪽은 대폭 하락(비트코인 9만5천 달러 이하), 다른 한쪽은 급등(14만 달러 이상)에 집중돼 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극단적 변동에 대한 기대가 팽배함을 보여준다. 옵션 만기와 맞물린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추가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계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급락을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이벤트’로 해석하는 이들과, 시장에 남은 과도한 레버리지가 언제든 추가 조정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팔콘X의 그리핀 시어스(Griffin Sears) 파생상품 글로벌 책임자는 “제한적 청산 과정이지만, 레버리지 수준이 전년보다 높아 이례적 변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더리움은 유동성이 얇은 가운데 잦은 레버리지 활용이 급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동성이 근본적 악재보다는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력이 높아 위험회피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동시에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시사함에 따라, 위험자산 시장의 유입 기대도 일정 부분 살아있다는 평가다.
이번 청산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내 구조적 취약성과 투기 심리가 중첩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단기적으로는 옵션 만기 도래와 레버리지 해소가 상당한 변동성을 촉발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주식 등 거시적 위험자산 흐름에 동조하며 제도권 투자 수요를 지속적으로 유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변동성 확대가 시장 환경 전반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