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옥수수 10배 급증”…수입식품 6.8% 늘며 해외 의존 강화
2023년 국내 수입식품 시장에서 미국산 옥수수, 중국산 김치 등 특정 품목이 크게 늘어나며 전체 수입식품 규모가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미국, 중국, 호주 3개국에서 들여온 식품만 1,019만6,000톤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해, 해외 농산물 의존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이상기후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식량안보 및 식품위생 관리 강화가 앞으로 산업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공개한 2024년 수입식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식품류는 164개 국에서 1,938만톤, 357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수입 건수 역시 84만6,000여건으로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곡물·축산·수산·가공식품 등 대부분 품목군이 증가했으며, 농·임·축·수산물 수입이 1,171만톤(전체의 60% 내외)으로 6.9%, 가공식품은 665만톤(34.3%)으로 2.2% 늘었다.

기술적으로는 주요 수입국가와 품목별 변화가 뚜렷하다. 미국산 옥수수는 전년 4만1,000톤에서 48만톤으로 무려 1,070.7%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기존 공급국에서의 물량 감소(각각 16%·71.3% 감소)에 따라 국제정세 불안 및 이상기후 영향이 수입 다변화와 대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김치는 전년보다 8.7% 늘어난 31만2,000톤이 이어져 전체 김치 수입의 99.9%를 차지했다. 신선 농산물 수입은 124만톤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해, 배추 등 국내산 부족의 대체량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입 축산물 역시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중심으로 3년 연속 증가세다. 원산지별로는 스페인산 돼지고기가 줄고, 독일(4,600%), 브라질(91.7%), 미국(18%)산이 크게 늘었다. 반면 수산물은 냉동명태, 냉동고등어 등 기존 주력 품목 수입이 다소 줄었으나, 염장 해파리(183.3%)와 건조김(194.1%)은 이례적으로 증가했다. 해수온도 변화 등 기후환경 악화가 어획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식약처는 진단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수년간 오름세를 보이다 2023년 이후 2만3,000톤(4.2% 감소)으로 다시 줄었으며, 품목별로는 복합 영양소·개별 인정 제품 등 다양한 기능성 식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수입식품 안전관리도 주요 이슈로 부상한다. 지난해 총 68개 국 292개 품목, 1,454건(0.17%) 7,352톤(0.04%)의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반입이 차단됐다. 부적합 위험 국가로는 중국, 베트남, 미국, 태국, 인도가 꼽히며, 과자·가공과채 등 어린이 소비가 많은 품목군에서도 잔류농약·식품첨가물 기준 초과가 확인됐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기후 리스크, 원재료 다변화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식품산업은 위생·안전 기준 고도화와 데이터 기반 수입관리 역량 강화가 경쟁력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식약처는 수입 전과정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와 산업 통계의 투명한 제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효율적 관리 체계 안착이 실질적 식품산업 발전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