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흔들림 없다”…강경화, 주미대사 부임 후 대미 외교 과제 직접 챙긴다
한미 간 난제 해결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 구도에서 강경화 신임 주미대사가 첫 행보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입국 직후 강 대사는 외교 현장에서 다시 국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며 설렘과 각오를 내비쳤다. 대사관의 80여일 공백을 메우는 그의 부임은 대미 통상, 비자, 북미대화 등 첩첩이 쌓인 한미 외교 현안에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강경화 대사는 “꼬여 있는 난제들이 많은 만큼, 공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문제 해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외교부 장관, 아시아소사이어티 뉴욕 회장 경험 등 자신이 쌓아온 모든 외교적 역량을 십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강 대사는 6일 대사관 취임식을 갖고, 신임장 제출 후 본격적인 대사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경화 대사는 우선 당면 현안으로 최종 타결이 지연 중인 관세·무역 협상,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 문제, 조지아주 한인 구금사태 등으로 촉발된 비자 이슈를 꼽았다. 그는 “투자 패키지가 서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상교섭본부의 딜 상황이지만 현장 공관장으로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측 반응이 접수됐다는 소식은 없으며,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워킹그룹 1차 회의가 진행된 비자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인들의 미국 출입국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2차 회의와 추가 협상에 책임감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현지 경제계와의 접촉도 확대됐다. 강 대사는 입국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자동차 관세 문제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5%의 관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돼 협상에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기업 전체를 아우르며 협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 기업인의 고충도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강경화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72년간 지속된 한미 동맹은 당장의 현안들로 흔들릴 수 없는 구조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선 “우리 대통령도 적극 업고 있다”며, 한미 간 대북 메시지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야 하므로, 미국 당국자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도 부연했다.
주미대사관 인력과 외교 역량 보강의 필요성도 거론됐다. 강경화 대사는 “현재 인력이 양적으로 부족하다”며, “특히 공공외교 부분에서의 강화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 당부 여부에 대해선 “직접 임명장은 받지 못했으나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임명장을 지참했다”고 소개했다.
향후 주미대사관은 한미 통상, 비자, 북미대화 등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국익 수호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정부는 강경화 대사 체제하에서 대미 현안 돌파와 한미 관계 안정화를 위한 실무 교섭을 지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