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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만 붉은 서사, 음악·영화로 흐르다”…쟈니브라더스 원로의 마지막 이별→별 헤는 향수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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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만 붉은 서사, 음악·영화로 흐르다”…쟈니브라더스 원로의 마지막 이별→별 헤는 향수 남겨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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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대중가요와 스크린을 관통하며 ‘빨간 마후라’의 전설을 남긴 쟈니브라더스의 진성만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족 곁에 조용히 작별을 고했다. 젊은 시절부터 예그린악단의 합창단원, 연극인, 그리고 방송의 성우로 숨 가쁜 시간을 건너던 그는, 1963년 동료 김준, 양영일, 김현진과 함께 쟈니브라더스를 결성하며 한국 대중가요에 깊은 서정과 힘을 더했다.

 

진성만이 속한 쟈니브라더스는 ‘빨간 마후라’라는 노래로 공군 군가 K-POP의 원류로 다시 호명될 만큼 강한 전율을 전했다. 영화 ‘빨간 마후라’의 흥행과 맞물려 시대적 숨결과 청년의 꿈을 노래하던 이 곡은, 드높은 하늘을 품은 젊음의 상징이었다. 뿐만 아니라 ‘방앗간 집 둘째 딸’, ‘마포 사는 황부자’ 등 다양한 곡들은 국민적 사랑을 받으며 우리 가요사의 한 챕터를 장식했다.

진성만 콘서트 포스터, 연합뉴스
진성만 콘서트 포스터, 연합뉴스

쟈니브라더스는 1968년 해체 전까지 동아방송 중창 콩쿠르 최우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남겼고 ‘TBC 쇼쇼쇼’ 무대에서는 관객의 이별을 아쉬움으로 채웠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룹은 2007년 KBS 무대에서 재결합하며 여운 깊은 무대를 선물했다.

 

진성만은 음악계뿐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의 삶도 열정적으로 채웠다. 지미필름을 이끌며 ‘티켓’, ‘추억의 이름으로’, ‘물의 나라’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고, ‘마지막 황제’, ‘로보캅’ 같은 세계적 명작도 수입하며 영화 팬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영화배우 김지미와 가족이 된 진성만의 특별한 인연은 한국 문화예술계의 깊은 결을 더했다.

 

미국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가족과 함께한 진성만. 그는 국내외를 오가며 솔로 앨범과 콘서트로 여전히 무대를 꿈꾸었고, 살아오며 곡진한 인생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진성만을 추억하며,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또한 그의 천천한 걸음을 조용히 기렸다.

 

대한민국 가요사와 영화에 남긴 그 깊은 울림은 오랫동안 세대의 마음에 새겨질 것이다. 한편 쟈니브라더스가 노래한 ‘빨간 마후라’와 함께한 진성만의 서사는 영원을 꿈꾸는 이들에게 계속해서 회자될 전망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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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만#쟈니브라더스#빨간마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