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니너스 2주 만에 주가 97% 급등…의료 AI 정책·신약 플랫폼 전환에 재평가 본격화

정하준 기자
입력

지니너스 주가가 의료 인공지능 혁신 정책과 회사의 AI 신약개발 플랫폼 전환 모멘텀이 맞물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금요일 장 마감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20.11% 급등한 3,375원을 기록하며 3,000원 선을 강하게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료 데이터 인프라 확충 기조 속에서 지니너스의 공간오믹스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이 부각되며 기업 가치의 구조적 재평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성장주 선호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급과 실적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기준 지니너스 주가는 지난달 27일 기록한 장중 최저 1,711원에서 불과 2주, 11거래일 만에 3,375원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상승률은 약 97%에 달한다. 특히 12일에는 거래량이 전일 대비 12퍼센트 이상 증가한 644만 주를 기록하며 직전 고점을 가볍게 돌파했다.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한 이후 상승 각도가 더 가팔라지는 전형적인 골든크로스 패턴을 보이며, 저점 구간에서 매집된 물량이 정책 호재와 맞물려 급등세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니너스[38903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지니너스[38903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는 정부 정책과 회사의 사업 구조 전환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AI 기반 의료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데이터 인프라 확충 계획을 내놓으면서 의료 AI 및 데이터 관련 종목 전반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지니너스가 기존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넘어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한 점도 시장 기대를 키웠다. 단순 진단 용역에서 벗어나 제약사와의 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파트너로 포지셔닝을 강화하면, 향후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향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 투자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말 2퍼센트 초반에 머물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랠리 구간에서 차익 실현보다는 재매집 성격의 수요가 유입되며 12일 기준 3.9퍼센트 수준까지 올라섰다. 특히 주가가 본격적으로 튀어 오른 11일에는 외국인이 25만 주 이상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기관도 소폭 매수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 간 손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단기 조정 시에도 하방 경직성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니너스의 시가총액은 약 1,125억 원으로 코스닥 762위 수준인 소형주다. 상장주식수는 약 3,335만 주로 유통 물량이 특별히 적지는 않지만, 시총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적은 수급에도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구조다. 같은 바이오·신약개발 업종 내에서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대형주가 이미 조 단위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니너스는 AI 신약개발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면서도 몸집이 가벼운 만큼 변동성이 큰 고베타 종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고성장과 적자가 병존하는 전형적인 성장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예상 매출은 약 65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2025년에는 112억 원으로 70퍼센트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와 데이터 사업 매출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외형 성장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5년에도 약 104억 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등 적자 지속이 우려된다. 현재 주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약 9.8배로 업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단기 주가에는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상태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니너스가 보유한 공간오믹스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도 재평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는 일본 자회사 GxD를 거점으로 현지 제약사와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태국 시리라즈 병원과 공간오믹스 분석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내수 중심 한계를 넘어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이 구체적 계약 사례로 이어지면서,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공간오믹스 분야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지니너스는 최근 미국암학회 저널에 관련 연구 결과를 게재하며 기술적 성과를 외부에 입증했다. 이를 AI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접목해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를 공략하고 있으며, 주력 매출원인 용역 서비스도 단순 분석을 넘어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데이터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마진 개선과 레버리지 효과로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벤처캐피탈 오버행 이슈는 단기적으로 악재로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로 주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KB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 매각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되레 급등세를 이어간 것은 시장이 해당 물량 출회를 악재 해소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익 실현 물량을 소화해낸 매수 주체가 새로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뛴 만큼 기술적 과열 부담은 상존한다. 시장에서는 3,000원 선을 단기 핵심 지지선으로 보고, 이 가격대 유지를 전제로 추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조정 시에는 2,800원 부근에서 대기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지만, 일별 변동 폭 확대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이후 매출 성장률과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 건수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여전히 남아 있는 VC 잔여 지분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 경우, 특정 시점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또한 2025년까지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금리 수준 변화 등 거시 환경 악화 시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할인이 재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묻지마식 추격 매수보다는 목표 비중을 나눠 진입하는 분할 매수 전략과 기업의 실적 가시성을 함께 점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향후 지니너스 주가와 밸류에이션 흐름은 의료 AI 정책의 구체화 수준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성과, 그리고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의료 데이터와 AI 신약개발 테마가 차기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고변동성 소형 성장주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지니너스#의료ai#공간오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