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경기 꾸준함의 저력”…김진성, LG 불펜 21홀드 행진→후반기 홀드왕 레이스 주목
후끈 달아오른 잠실야구장,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진성의 손끝은 여전히 묵직했다. 관중들의 응원 소리와 함께 50번째 등판 소식이 전광판을 타고 퍼졌다. 팀 내 최다 등판과 21홀드, 3승이라는 기록을 남긴 김진성의 전반기 행보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전반기, LG 트윈스의 마운드에서 김진성은 총 50경기에 등판하며 팀의 불펜 운용을 이끌었다. 이 기록은 정현수(롯데 자이언츠·54경기)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하며, 3승 2패 1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3.60을 남겼다. 경기가 위태로운 순간마다 등판하는 김진성의 모습은 LG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경기 흐름 역시 LG 불펜의 짜임새를 보여줬다. 김진성은 전반기 내내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며 감독과 동료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그는 “승계 주자의 득점을 막아내지 못한 순간이 아쉽다”며 자신의 전반기 점수를 10점 만점에 6점으로 자평했다.
염경엽 LG 감독 역시 "많이 등판한 김진성은 후반기에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전하며 불펜진의 부담과 신뢰를 동시에 언급했다. 김진성은 2021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뒤, 입단 테스트를 거쳐 2022년 LG에 합류했다. 이후 4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이라는 진기록을 이어가며, 2023년 통합우승 시즌에는 정규시즌 80경기 등판 기록을 세웠다.
꾸준함의 비결은 매번 등판 뒤 ‘보강 운동’에 있다고 김진성은 설명했다. 그는 “보강 운동은 저축이다. 빼먹지 않으면 힘들 때 저축한 체력을 꺼낼 수 있다”며 자신만의 루틴을 소개했다. 또한 SSG 랜더스의 41세 선배 노경은과 함께 운동 루틴을 공유하며, 경험에서 얻는 롱런의 힘을 강조했다. 실제로 노경은도 47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전반기 홀드 1위는 조상우(KIA 타이거즈, 24홀드)이며, 김진성은 3개 차이로 2위다. 김진성은 “홀드 1위에 욕심내지 않겠다”며 조상우, 노경은과의 경쟁에 부담을 내려놓은 듯 했다.
LG 트윈스는 한화 이글스에 4.5게임 차로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김진성은 “개인 성적이 좋아야 팀 순위도 올라간다. 모두가 각자 맡은 경기에서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하루를 견디는 손, 무거운 발걸음, 묻어둔 감정을 삼키는 표정. 김진성은 흔들림 없는 루틴과 선배와 나누는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마운드에 오른다. LG 트윈스의 순위 경쟁과 홀드왕을 향한 불펜진의 이야기, KBO리그 후반기에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