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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2%대 급락”…미 금리 기대 후퇴·관세 우려에 위험회피 확산
경제

“코스피·코스닥 2%대 급락”…미 금리 기대 후퇴·관세 우려에 위험회피 확산

임태훈 기자
입력

7월 4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1.99%, 2.21% 급락하며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강한 조정세를 보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미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둔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투자심리에 직격탄을 주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정책 기대감이 단기에 훼손되며 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글로벌 매크로 변수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9%(62.01포인트) 내린 3,054.28에 마감했다. 장 초반 3,122.28까지 오르며 연고점 돌파 흐름을 보였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심화됐다. 코스닥 역시 2.21%(17.54포인트) 하락한 775.8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매수세로 전환(1,624억 원 순매수)했으나, 선물시장에서는 무려 3,785억 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단을 압박했다. 기관 투자자는 이날 양 시장에서 5,234억 원을 순매도(유가증권 4,441억 원, 코스닥 793억 원)했고, 개인만 6,552억 원어치 순매수로 대응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업종·종목별로는 대형주·경기민감주 전반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0.78% 내리며 상승분을 반납했고, SK하이닉스는 2.87% 급락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2.51%), 삼성SDI(-2.27%), 엘앤에프(-2.73%)도 나란히 하락했다. 방산주는 현대로템(-7.9%), 풍산(-4.58%),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5%)가 낙폭을 키웠다. 상법 개정안 통과 이슈로 효성(-8.71%), HS효성(-13.29%), 코오롱(-12.5%), LS(-6.37%) 등 지주사 그룹도 대거 약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이 3.31% 상승하며 선방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0.57%), 현대차(-1.86%), 기아(-1.0%), NAVER(-1.58%) 등이 동반 하락했다. KB금융은 4.11% 급락했다.

 

수급 측면에선 투자주체별 차별화가 분명했다. 외국인은 두산(456억 원), HD현대중공업(326억 원), 포스코홀딩스(324억 원) 등을 국내 현물시장에서 순매수했지만, 선물 대규모 매도와 함께 KB금융(269억 원), 알테오젠(740억 원), 레인보우로보틱스(264억 원) 등은 순매도했다. 기관은 셀트리온(559억 원), 한화솔루션(332억 원)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 매수와 함께, SK하이닉스(628억 원), 삼성전자(524억 원), 현대로템(398억 원) 등 대형주 매도를 확대했다.

 

증시 급락의 직접 요인으로는 미국에서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6월 고용지표 호조가 꼽힌다. 시장 예상보다 강한 고용은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꺾었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강세가 오히려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주말 예정된 미국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 우려, 정책 불확실성 등이 위험회피 심리를 가중했다.

 

코스닥 시장도 외국인(3,219억 원), 기관(793억 원)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알테오젠(-5.65%), 에코프로(-2.6%), HLB(-1.1%), 에코프로비엠(-1.98%), 레인보우로보틱스(-2.9%) 등 시총 상위주가 동반 약세였다. 다만 신규 상장주 뉴엔AI가 공모가 대비 156% 상승했다.

 

환율도 불안정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오른 1,362.3원에 장을 마감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선반영됐다. 글로벌 금리 및 미중 무역 긴장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3조 2,502억 원, 코스닥 5조 9,852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8조 1,015억 원을 기록, 최근 유동성의 이동 경향을 보여줬다.

 

향후 시장은 미국발 통화정책·무역 변수, 국내 기업 실적 발표 일정 등 대외 불확실성에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7~8월 연준의 추가 지표와 금리 결정에 주목하면서, 단기 관망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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