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연패 사슬 끊은 박정환”…LG배 8강서 한일·한대만 대결→한국 6명 진출 승부처
17연패의 무거운 사슬을 스스로 끊어낸 박정환 9단의 미소가 대국장에 번졌다. 압박 속에서도 박정환은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마침내 불계승을 거두며 오랜 징크스를 털어냈다. 이어지는 8강 진출 명단에서도 한국과 일본, 대만의 신구 강자들이 충돌할 무대를 예고했다.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16강전 결과, 박정환, 변상일, 강동윤, 신민준, 설현준, 안국현 등 한국 9단 6명이 나란히 8강에 합류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일본은 이치리키 료 9단이, 대만에선 쉬하오훙 9단이 각기 치열한 경쟁 끝에 8강에 올랐다. 특히 박정환 9단은 오랜 라이벌 신진서 9단과의 맞대결에서 최근 이어진 17연패를 끊고 기념비적 승리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기사들은 전년도 결승에서 발생한 반칙패 논란과 이에 따른 항의로 대회에 불참해 이번 8강전 무대에서는 한국, 일본, 대만의 3국 대결 구도가 완성됐다.

8강 대진표에는 박정환-변상일, 강동윤-신민준, 안국현-이치리키 료, 설현준-쉬하오훙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다만, 설현준 9단이 병역 의무로 인해 이번 8강에 출전하지 못해 쉬하오훙 9단이 기권승으로 4강에 직행하게 됐다. 8강전을 마친 직후 하루 휴식을 갖고, 4강전은 8월 6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열린다.
이번 LG배는 3억원의 우승 상금과 1억원의 준우승 상금이 걸려 있고, 대국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로 운영된다. 한국기원은 8월 4일 8강전이 치러지는 당일 바둑 팬들을 위한 현장 공개해설 이벤트도 준비했다.
비 내리는 도시의 여름 저녁처럼, 뜨거운 승부와 담담한 패배가 교차하는 이름 없는 시간들. 바둑의 운명을 함께하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이번 LG배 8강전은 또 한 번 잊지 못할 순간을 남길 전망이다. 결승 3번기는 2025년 1월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