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닥 상장 첫날 195.0% 급등…아로마티카, 클린뷰티·청약 흥행에 단기 과열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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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아로마티카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195.0% 급등하며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약 단계에서 확인된 초강도 수요와 클린뷰티·비건 화장품 테마 수요가 겹치면서 개인 투자자 매매가 몰리고 있어, 향후 주가 변동성이 투자자 부담 요인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흥행과 ESG 브랜드 스토리가 단기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실적 추세가 몇 분기 더 확인돼야 합리적인 밸류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7일 장중 기준 아로마티카 주가는 2만3,60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 공모가 8,000원과 비교하면 195.0% 상승한 수준이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243% 높은 2만7,500원에서 형성됐으며, 장중 한때 3만1,50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저가는 2만700원, 고가는 3만1,500원으로, 하루 변동 폭이 50%포인트 안팎에 이르는 고변동 구간을 나타냈다. 거래량은 장중 기준 1,100만 주를 넘어 유통 주식 수 상당 부분이 손바뀜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로마티카[0015N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아로마티카[0015N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시장에서는 이러한 급등 배경으로 코스닥 신규 상장 효과와 클린뷰티·비건 화장품 테마의 결합을 꼽는다. 공모 과정에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153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이 2,865대 1을 기록해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 8,000원으로 결정됐고, 청약 증거금만 8조원 중반대가 몰리며 상장 전부터 과열 분위기가 조성됐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43% 높은 2만7,500원에 형성된 것도 공모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대기 매수세가 두텁게 쌓였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단기 개인 투자자 중심 매매가 주가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상장 당일 대규모 거래량 속에서 초기 유통 물량이 빠르게 교환되며, 고점 부근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2만 원대 중후반에서는 저가 매수 수요가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단기적으로는 상장 첫날 형성된 2만 원 초반대가 첫 지지 구간, 3만 원대 초반이 저항 구간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 내 상대 성과도 두드러진다. 아로마티카는 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등과 함께 화장품·뷰티 업종으로 분류된다. 상장 첫날 기준 아로마티카의 등락률은 195%로, 같은 날 에이피알이 약 4.8% 상승하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홀딩스가 각각 -1%대 약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단기 수익률 측면에서 업종 내에서 가장 눈에 띈다. 다만 시가총액은 약 2,890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300위권 소형주에 해당해, 대형 화장품사보다 가격 변동성과 테마 민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무지표를 보면 수익성 개선 스토리가 주가 프리미엄의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359억 원에서 2023년 470억 원, 2024년 526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 원에서 40억 원, 57억 원으로 확대됐고, 영업이익률은 1.1%에서 8.5%, 10.8%로 개선됐다. ROE(지배주주 기준) 역시 3.4%에서 20.3%, 23.7%로 가파르게 올라 수익성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부채비율 70%대, 당좌비율 90%대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2025년 3분기 기준 분기 매출은 약 130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 순이익 16억 원으로, 분기 영업이익률은 14.7%, 순이익률은 12.2%를 기록했다. 화장품 업종 평균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경쟁력 있는 편으로, 중소형 브랜드 기업으로서 체력 개선 단계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다만 상장 첫날 급등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오르면서 PER, PBR 등 밸류에이션 지표는 업종 평균인 PER 약 37배를 상회하는 고평가 구간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시장 컨센서스와 목표주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초기 구간인 만큼, 본격적인 밸류 평가 작업은 실적 추세가 향후 몇 분기 더 확인된 뒤에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 측면에서는 아로마테라피 기반 클린뷰티 콘셉트가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한다. 아로마티카는 천연 원료, 비건 인증 화장품, 합성향 배제, 친환경 포장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온·오프라인에서 인지도를 높여 왔다.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비건·클린뷰티·ESG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포지셔닝이 대형 화장품사와 다른 니치 영역으로 인식되면서, IPO 과정에서 투자자 관심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과 동시에 도입한 실시간 주주우대 서비스도 투자 포인트로 거론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실시간 주주 인증을 거친 투자자에게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구조로, 배당이나 기념품 제공을 넘어 소비자와 투자자 간 접점을 넓히는 참여형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브랜드 충성도와 재구매율을 높여 매출 성장 기대와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단기 주가 급등 국면에서도 중장기 스토리를 떠받치는 요소로 작동할 수 있지만, 실제 매출과 수익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에 대한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섹터 수급 관점에서는 최근 K-뷰티·화장품 테마가 재부각된 점도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상장일 화장품 테마지수와 주요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규 상장주인 아로마티카는 새 얼굴 효과와 공모 흥행 모멘텀을 동시에 누리며 단기 주도주 역할을 했다. 특히 클린뷰티, 비건, ESG 등 세부 테마 속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테마 순환 매매 자금까지 흡수하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ESG와 자원순환 행보도 프리미엄 요인으로 꼽힌다. 아로마티카는 친환경 용기, 제로웨이스트 생산 공정, 자원순환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화장품 용기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속가능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글로벌 ESG 투자 기조와 맞물려 장기 기관 자금 유입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스토리 프리미엄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을 수 있어 향후 실제 성과와의 괴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동일 업종과 비교하면 아로마티카의 강점과 한계가 비교적 뚜렷하다. 강점으로는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10%대, ROE 20%대의 수익성과 친환경·비건 영역에서의 차별화된 브랜드 포지션이 꼽힌다. 반면 대형사와 비교했을 때 매출 및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외국인 보유 비중이 2%대에 그쳐 기관·외국인 장기 자금 유입 기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락업 해제 일정에 따라 대규모 매물이 출회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구간에서는 상장 첫날 형성된 가격 레인지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2만 원 초반대 지지선이 유지되는 경우 공모 흥행과 테마 수급을 토대로 재차 반등이 시도될 수 있고, 3만 원대 초반에서는 공모가 대비 수 배에 이르는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2만 원선이 무너질 경우 상장 초기 과열에 대한 가격 조정과 거래대금 축소 국면이 이어질 수 있어, 보수적 투자자는 거래대금과 수급 주체 변화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시된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K-뷰티·클린뷰티 시장 성장세, 글로벌 채널 확장 성과, 자원순환·ESG 프로젝트의 실제 진전, 상장 후 발표될 추가 실적과 가이던스가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밸류에이션이 업종 평균 수준으로 안착하는 과정에서 중장기 상승 동력이 형성될 수 있다. 반면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상장 초기 과열 이후 실적 모멘텀 공백과 락업 해제 물량 부담이 겹치면서 공모가 대비 충분한 수익 실현 이후 박스권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공모가 대비 수 배에 이르는 상장 첫날 급등이 구조적으로 차익 실현과 가격 급변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IPO 초기에는 유통 물량 구조와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율, 락업 해제 일정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화장품 업종 특성상 원부자재 가격, 환율, 글로벌 경기·소비 심리,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흐름, ESG·환경 규제 변화 등이 실적과 밸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향후 주가 흐름은 K-뷰티 수요 회복 강도와 함께 아로마티카의 실적과 사업 전략 실행력이 얼마나 뒷받침되는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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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티카#클린뷰티#k뷰티